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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경영 복귀 저울질…警수사 뒤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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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경영 일선 복귀 가능성
경영 참여하면 12년만
태광그룹, 쇄신책 이행하며 변화 기조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늦어도 올 상반기 중 경영 일선에 복귀할 것으로 알려졌다. 태광 내부에선 경영복귀 시점을 살피고 있다. 최근 지배구조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등 ‘은둔 기업’ 이미지를 벗기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이 전 회장 복귀를 계기로 그룹 경영도 본격적으로 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18년 12월12일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2018년 12월12일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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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이 전 회장은 업무상 배임·횡령 혐의로 받고 있는 경찰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경영에 복귀하는 시나리오를 고려하고 있다. 현재 이 전 회장은 그룹 계열사를 동원해 비자금 수십억원을 조성하고 태광컨트리클럽(태광CC)을 통해 계열사에 대한 공사비를 부당 지원한 혐의로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로부터 수사를 받고 있다.

재계와 법조계는 이 전 회장이 무혐의 처분을 받을 가능성을 높게 점친다. 혐의내용을 사실로 볼 만한 뚜렷한 정황이나 증거가 없어서다. 경찰 수사 후 사건이 검찰에 송치되더라도 재판에 넘겨지지 않거나 재판에 가서 무죄 판결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만약 경찰이 무혐의로 수사를 종결하고 검찰로 사건을 넘기면 이 전 회장은 주변의 불편한 시선들을 걷어내고 경영에 복귀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진다.


이 전 회장이 상반기 중 경영에 참여하면 12년 만이 된다. 그는 2011년 배임·횡령 혐의로 법정구속된 뒤 이듬해 회장직에서 물러나 현재까지도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 전 회장은 지난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풀려난 후 경영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그의 ‘복심(腹心)’이었던 김기유 전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의장의 비리로 촉발된 회사 내부 문제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는 판단 아래 복귀를 미뤘다.


김 전 의장은 이 전 회장의 신임을 얻은 그룹 2인자였다. 그는 2007년 클럽하우스를 짓는 등 태광CC의 외연을 확장하는 작업을 벌이던 태광그룹을 돕기 위해 등장했다. 당시 태광그룹은 태광CC 관련 공사가 진척을 보이지 않자 2007년 3월 태광CC를 운영하는 계열사 태광관광개발(현 티시스) 대표로 김 전 의장을 앉히고 공사 진행을 맡겨서 이를 해결했다. 이때 인연으로 가까워진 이 전 회장과 김 전 의장은 그룹 현안을 함께 논의하면서 관계가 돈독해졌다.

하지만 이 전 회장이 지난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풀려난 뒤 내부 특별감사를 대대적으로 실시하면서 김 전 의장의 민낯이 드러났다.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법 판결문에 따르면 김 전 의장은 2013년 휘슬링락의 재무상황이 악화되자 2014년 4월~2016년 9월 휘슬링락을 운영하는 티시스에서 생산한 김치를 19개 계열사와 임직원들로 하여금 고가로 사들이게 해 약 95억원 상당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김 전 의장은 이 사건으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4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후 김 전 의장과 검찰이 모두 항소해 2심을 앞두고 있다. 2014년 5월에는 회사에 없던 경영기획실을 신설하고 본인은 경영기획실장에 앉아 대규모 투자, 사업 구조 등의 결정은 물론이고 임직원들에 대한 인사 권한까지 행사하며 그룹 전체를 통제하기도 했다.


이런 사실들이 적발되자 태광그룹은 지난해 9월 김 전 의장을 해임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현재 서부지검 형사4부가 김 전 의장을 수사하고 있다. 이 전 회장에 대한 경찰 수사는 이때 김 전 의장이 자신을 검찰에 고발한 태광그룹에 맞서기 위해 이 전 회장을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이 전 회장이 복귀하면 그룹의 각종 투자계획은 정상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태광그룹은 지난 2022년 10년간 12조원을 각종 사업에 투자하겠단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2032년까지 석유화학에 6조원, 섬유에 4조원, 금융·미디어에 2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태광산업도 향후 적극적인 인수·합병(M&A), 기술 사용권 협의 등을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태광그룹은 최근 쇄신책을 이행하며 변화 기조를 보이고 있다. 모회사 격인 태광산업은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이사진을 기존 5명에서 7명으로 확대했다. 이사회는 사내, 사외이사를 각각 1명씩 늘려 3명, 4명으로 구성했다. 정관 일부를 개정해 ESG위원회 설치를 명문화하고 감사위원 분리선임을 명시하는 등 투명경영 제도적 장치들도 마련했다. 지난달 주주총회에선 행동주의펀드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추천한 김우진 서울대 교수와 안효성 회계법인 세종 상무를 사외이사로, 정안식 영업본부장을 사내이사로 각각 선임했다. 김 교수는 20년 넘게 기업지배구조를 연구해 온 자본시장 전문가다.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부의장을 겸하는 성회용 태광산업 대표도 지난달 주총을 통해 대표이사 사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그룹측은 다만 이 전 회장의 복귀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의 경영복귀 여부와 관련해 "현재로선 구체적인 이야기는 없다"면서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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