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재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 등은 한경협에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다. 한경협 이날 오전 열리는 제63회 정기총회, 이사회를 열고 신규 회원사 가입 안건 등을 의결할 예정이다. 총회에는 류진 한경협 회장을 비롯한 기업 총수와 회장단 기업 임원들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협은 '미르·K스포츠 재단 사태'로 4대 그룹과 포스코 등이 탈퇴하면서, 문재인 정부에서 '패싱' 수모를 겪었다. 20대 대통령 정권교체 직후에도 대한상공회의소로부터 '맏형' 지위를 되찾지 못했다. 지난해 2월 열린 62회 총회에서는 회장 선임에 실패하며 김병준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을 '6개월 대행'으로 추대하기도 했다. 반전은 김 대행 추대 후부터 시작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방미 동행 경제사절단 구성을 한경협이 주도한 것이다.
지난해 3월에는 일본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과 미래 파트너십 기금 창설을 발표했고, 7월엔 각각 10억원과 1억엔(약 10억원)을 출연해 기금을 공동 운용하기로 했다. 공동 기금 창설 이후 두 단체는 소통을 이어가며 지난달 11일 일본 도쿄에서 제30회 한일재계회의를 1년 반 만에 재개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5월엔 조직혁신안을 내놓으며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한경협으로 55년 만에 기관명을 바꿨다.
한경협이 맏형 지위를 되찾기 시작했다는 평가는 지난해 8월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관계사 조건부 가입을 사실상 승인하면서 4대 그룹 재가입이 가시화됐고, 이후 기업 신규 가입 타진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그해 10월에는 윤리위원회를 출범해 '국정농단' 쇄신 의지를 밝히면서 조직 혁신 드라이브를 걸었다. 김 대행 취임 후 1년간 세를 불리며 재계 맏형 위상을 되찾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재계에서는 한경협이 공정거래법, 세법, 상법 등 경영권과 직결되는 법안·정책 입안 및 집행 과정에서 힘을 보태주길 기대한다. 김경준 CEO스코어 대표는 "노동은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소상공인은 대한상의 등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만큼 한경협은 오너(총수) 경영권 관련 각종 법안·정책 지원 활동을 활발히 수행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상속세 개편 과정에서 적극적인 참여와 확실한 역할을 해주기를 많은 기업들이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