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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테크]④한정판 스니커즈·콜라보 의류…'저비용 고수익' 리셀테크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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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배에서 10배까지 프리미엄 뛰어
리셀 문화 확장에 대기업도 속속 진출

편집자주MZ세대(밀레니얼 세대+Z세대) 재테크는 투자이자 문화이다. 돈을 벌려는 목적도 있지만, 또래 사이에 주목도가 높아지면 너도 나도 '인증'에 나선다. 리셀테크(희소성 있는 물건을 확보해 웃돈을 받고 되파는 것)나 조각투자(한 자산에 여럿이 같이 투자하고 이익을 나누는 투자)가 활성화 한 이유다. 기성세대는 생각할 수 없는 기발한 방법으로 재테크에 나선 MZ세대들의 투자법을 탐구했다.
스투시X리바이스 협업 컬렉션.[사진제공=스투시]

스투시X리바이스 협업 컬렉션.[사진제공=스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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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에 사는 직장인 이윤호씨(30)는 요즘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한정판 의류나 스니커즈 등을 구입한 뒤 이를 되파는 이른바 '리셀테크'다. 이는 명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씨는 스트릿이나 스포츠 브랜드 등 여러 브랜드의 한정판 출시 소식을 줄줄 꿰고 있다. 패션 관련 커뮤니티나 단톡방을 통해 정보를 얻고 '럭키 드로우' 등 응모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제품을 사 모으는 것이다. 지난 24일엔 유명 스트릿 브랜드 '스투시'와 '리바이스' 콜라보 제품을 사기 위해 이른 시간부터 매장 앞에 줄을 서기도 했다. 이씨는 "501명에게만 구매 기회가 주어지는 한정판 제품인데, 당첨될 경우 최소 20% 이상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당첨 자체는 운이 크게 작용하지만 부지런하기만 하면 정보를 찾아볼 수 있고, 이를 사고파는 재미에 수익도 쏠쏠하다"고 말했다.


한정판 스니커즈나 의류 등 희소가치가 큰 제품을 구매한 뒤 웃돈을 얹어 되파는 일명 '리셀테크'의 인기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MZ(밀레니엄+Z세대)세대가 주축이다. 일부 인기 제품의 경우 정식 발매 때 손에만 넣을 수 있으면 2~3배 이상 가격이 뛰는 것은 기본인데다가 오래 보유할수록 희소성이 더해져 투자 수단으로 주목받는 것이다. 아예 이를 업으로 삼아 전문적으로 제품을 사고파는 리셀러까지 등장할 정도다. 통상적으로 투자금이 크지 않아 부담이 없으나 이에 비해 수익성이 높다는 것 또한 인기 이유다. 국내에선 프리미엄을 얹어 되판다는 행위 자체가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진 측면이 있어 외국과 비교해 리셀 문화가 더디게 발전했다. 과거엔 온라인 등 일부 커뮤니티 등에서 공유하던 소수의 문화였으나, 지금은 일반적인 투자 수단으로 인식되면서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국내 리셀 시장은 매년 큰 폭으로 성장 중이다. 26일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자료에 따르면 2021년 7000억원 규모이던 리셀 플랫폼 시장 규모는 지난해 1조원으로 성장한 데 이어 올해는 1조5000억원으로 2년 새 2배 가까이 덩치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세계적인 추세로 글로벌 리셀 시장 역시 2025년까지 전체 명품 시장의 10% 수준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명품 외에도 레고나 피규어 등 다양한 품목으로 카테고리가 확장하는 추세라 성장 여력은 더욱 크다. 현재는 리셀 시장에선 스니커즈로 전체의 80~90% 수준으로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투자 규모 대비 수익률이 어마어마한 경우도 많다. 나이키와 루이비통이 협업한 '에어포스1 로우 바이 버질 아블로 멧 실버 블랙'은 발매가 351만원에서 리셀 가격이 1500만원에 형성돼있다. 나이키와 디올이 협업한 '에어조던1 X 디올 하이 OG'는 발매가 240만원에서 현재 리셀 가격이 970만원~1000만원을 호가한다. 솔드아웃에선 미국 힙합 아티스트 트래비스 스캇과 에어조던이 협업한 ‘에어조던1 레트로 로우 트래비스 스캇 세일 앤 리저록’은 리셀가가 140만원이다. 이 제품은 18만9000원에 출시됐다. 수익률이 300~600%가 넘는 셈이다.


루이비통X나이키 버질 아를로.[사진제공=루이비통]

루이비통X나이키 버질 아를로.[사진제공=루이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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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모든 한정판이나 협업 제품이 돈이 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유니클로와 이탈리아 브랜드 마르니의 협업 상품의 경우 예상만큼 리셀러들의 관심이 크지 않았다. 과거 발망이나 질샌더 등과 협업 제품 판매 당시 오픈런이 이어지던 것과는 다른 풍경이다. 반대로 최근 자라와 아더에러의 협업 컬렉션인 이른바 '자더에러'의 경우 오픈런 이후 매장에서 사이즈를 막론하고 리셀러들이 제품을 쓸어 담는 광경이 연출됐다. 실제로 이후 해당 제품들은 프리미엄이 붙어 매물로 쏟아져 나왔다.

기업들은 잇따라 리셀 플랫폼을 만들면서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는 중이다. 국내에선 네이버 크림이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크림은 한정판 운동화를 비롯해 명품 등을 사고팔 수 있는 중개 플랫폼이다. 개인이 의뢰한 물건을 검수 후 크림이 매입하고 이를 판매하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플랫폼 이용자에게 수수료를 받는다. 패션 카테고리뿐만 아니라 피규어, 희귀 음반, 가구 등 고가 수집품도 거래할 수 있다. 크림은 지난해 연간 거래액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신사도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에 역량을 쏟고 있다. 원래는 중고상품 거래 서비스인 '솔드아웃 마켓'도 운영해왔지만 지난달 해당 서비스를 종료하고 리셀 부문에 집중하기로 했다. 수익성 제고를 위해 무료 수수료 정책을 전환해 지난달부터 구매 수수료율 1%도 부과하고 있다. 최근엔 서울 양천구 목동에 오프라인 매장인 '솔드아웃 목동'도 오픈했다.


지난달에는 한화솔루션도 리셀 플랫폼 '에어스택'을 선보이면서 리셀 시장에 뛰어들었다. 스니커즈와 의류 등 전 세계 브랜드의 한정판 제품을 거래하는 리셀 플랫폼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도 노리는 중이다. 배송비와 거래 수수료 무료 정책을 내세우면서 리셀러들의 발길을 잡아끌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리셀이 취미에 이어 투자 수단으로도 주목받으면서 카테고리가 점차 확장하는 추세라 앞으로도 기존 시장 대비 침투율은 점차 높아질 것"이라며 "대기업과 글로벌 기업도 잇따라 시장에 진출하고 있어 선점 경쟁 역시 가열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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