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차기 회장 후보 이원덕·신현석·이동연·임종룡 압축

임추위, 숏리스트 확정
내부 출신 3명·외부 출신 1명 ‘4파전’

이원덕 현 우리은행장, 신현석 우리아메리카은행장, 이동연 전 우리에프아이에스(FIS) 사장,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아시아경제 권현지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27일 차기 대표이사 회장 최종 후보군(숏리스트·short list)을 확정했다. 내부 출신으로는 이원덕 현 우리은행장과 신현석 우리아메리카은행장, 이동연 전 우리에프아이에스(FIS) 사장이, 외부 인사로는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이름을 올렸다.

우리금융은 이날 서울 시내 모처에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어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군을 내·외부 인사 4명으로 압축했다.

임추위는 차기 회장 등 임원 후보자 추천을 위한 이사회 내 위원회로, 장동우(위원장), 노성태, 박상용, 윤인섭, 정찬형, 신요환, 송수영 등 우리금융 사외이사 7명으로 구성돼있다.

숏리스트에 오른 내부 인사인 이 행장은 일찌감치 1차 후보군(long list·롱리스트)에 포함된 8명 가운데 유력 후보로 거론돼 왔다. 1962년생인 이 행장은 공주사대부고, 서울대 농업경제학과를 거쳐 1990년 옛 한일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그는 우리은행 자금부장·전략기획부장·경영기획그룹장·경영기획그룹 부행장, 우리금융지주 수석부사장 등을 거쳐 지난해 우리은행장 자리에 올랐다. 그는 30년 넘게 재직하며 요직을 두루 경험해 내부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다. 한일은행 출신인 만큼 용퇴를 선언한 손 회장과 가까운 편이다.

1960년생인 신 행장은 1982년 상업은행에 입행해 우리은행 뉴욕지점 수석부지점장과 LA지점장, 전략기획부장,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등을 거쳐 2020년 우리아메리카은행 은행장에 올랐다. 전략 및 글로벌 분야 전문가라는 평가가 나온다.

1961년생인 이 전 사장은 한일은행 출신으로 우리은행 여신업무센터 본부장, 중소기업그룹 집행부행장, 우리FIS 대표이사를 거쳐 은행 영업과 디지털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유일한 관료 출신인 임 전 위원장은 행정고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해 기획재정부 1차관, 국무총리실 국무총리실장, 금융위원장 등을 지냈다. 2013년부터 2년간 NH농협금융지주 회장도 지냈다. 임 전 위원장은 금융위원장 재직 시절인 2016년 우리은행의 민영화를 설계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임 전 위원장은) 현재 우리금융의 지배구조를 만든 장본인인 만큼 (우리금융에) 각별한 애착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임 전 위원장은 관(官) 출신인 만큼 관치금융·낙하산 인사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회장직 도전 의사를 직접 밝히면서 노조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노조는 앞서 용산 대통령실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금융이 모피아(옛 재정경제원의 영문명칭과 마피아의 합성어)와 올드보이의 놀이터가 될까 우려된다"며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한편 우리금융 임추위는 다음달 1일 숏리스트에 오른 4명에 대해 프레젠테이션(PT) 등 심층 면접을, 3일에는 추가 면접을 진행해 최종 후보자를 내정할 계획이다. 이어 오는 3월 말 주주총회를 거치면 우리금융의 대표이사 회장 선임 절차는 마무리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3월 초 주주총회 소집통지가 이뤄져야 하므로 2월 중에는 차기 회장 인사 윤곽이 드러날 걸로 보인다"고 전했다.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