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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아트테크]①'꽂히면 억 단위 투자도' MZ들, 선호 작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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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가 주목하는 젊은 작가 김선우·우국원·옥승철
작품은 거는 것 아닌 투자대상…판화, 조각투자도 인기

김선우 작가의 'A Sunday on La Mauritius' 사진 제공 = 서울옥션

김선우 작가의 'A Sunday on La Mauritius' 사진 제공 = 서울옥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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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덕질’은 한 분야나 인물에 푹 빠진 사람을 지칭하는 ‘오타쿠(御宅)’가 집착하는 대상을 깊이 파고들며 연구하고 집착하는 일을 지칭한다. 깊이 판다는 뜻의 ‘디깅’(digging)이라고도 불리는데, 자신의 행복과 신념이 최우선가치인 MZ세대의 취향과 소비패턴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덕질로 대표되는 MZ세대의 성향은 미술작품 컬렉팅에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이전 세대의 작품구매가 전문가의 추천을 받고 자신의 부를 과시하는 성향이 짙었다면, MZ세대는 스스로 강의를 듣고 공부를 통해 자신의 취향을 명확히 한 뒤 작품을 구매한다.


지난 9월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표한 ‘한국 MZ세대 미술품 구매자 연구’에 따르면 지난 3년간 MZ세대(1980~2005년생)의 미술품 구매는 평균 7.5점에 달했다. X세대(1965~1979)와 B(베이비부머)세대(1946~1964)가 평균 10.5점을 사들인 것과 대비해 적지 않은 수치다.

MZ세대 전체 구매자 다수는 지난 3년간 미술품 구매총액이 총 5000만원 미만에 그쳤지만, MZ세대 상위 구매자의 80%는 1억원 이상~5억원 미만을 지출했고, 20%는 5억원 이상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오프라인 시장이 침체를 겪는 기간에도 상위 구매자들은 온라인을 통해 경매 기록 등 작품 정보를 흡수하며 경쟁적으로 작품 구매에 나선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은 미술품 구매의 이유로 ‘투자’를 꼽았다. MZ세대 구매자의 70%가 '투자 목적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MZ세대 상위 구매자는 '장·단기 투자' 목적이 뚜렷했고, 최근 10년간 작품 재판매 경험도 48.2%에 달해 재테크 수단으로 미술품에 집중하는 양상을 보였다.

About perspective II. 130x162cm, gouache on canvas, 2018. 사진제공 = 가나아트센터

About perspective II. 130x162cm, gouache on canvas, 2018. 사진제공 = 가나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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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투자 배경에는 두드러지는 성공사례가 존재한다. ‘도도새 작가’로 유명한 88년생 김선우 작가의 ‘모리셔스 섬의 일요일 오후’는 2021년 9월 서울옥션 가을 세일 경매에서 1억1500만원에 낙찰됐다. 2019년 5월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약 540만원(3만5000홍콩달러)에 팔렸던 작품 몸값이 2년 4개월 새 20배 이상 뛴 것이다.


인도양 모리셔스 섬에서 서식하던 도도새는 1681년 무분별한 포획으로 멸종했다. 김 작가는 도도새가 계속 날지 않다 보니 나는 방법을 까먹어서 멸종됐다는 이야기에 이끌려 직접 모리셔스 섬을 찾아가 조사를 시작했고, 이후 도도새는 그를 대표하는 소재가 됐다. 멸종된 도도새 속에 투영한 작가의 현대인의 꿈과 자유에 대한 사유는 MZ세대의 마음을 움직였고 곧 가치소비로 이어졌다.

우국원. The Ugly Duckling.Oil on Stainless Steel_1400x1000mm. 사진제공 = 케이옥션

우국원. The Ugly Duckling.Oil on Stainless Steel_1400x1000mm. 사진제공 = 케이옥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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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작품세계를 펼친 우국원 작가(46)의 인기도 거세다. 지난해 9월 케이옥션 경매에 출품된 작가의 ‘어글리 덕클링(Ugly Duckling)’은 경합 끝에 2억3000만원에 낙찰됐다. 한 달 사이에 작품가격이 2배 이상 뛰어오르며 ‘잭팟’ 수익을 기록하자 컬렉터들이 일제히 그의 작품 구매에 열을 올렸다. 정작 작가는 자신을 향한 뜨거운 관심에 ‘기이한 현상’이라며 선을 그으면서도 시장의 집단성이 자신의 작품을 선택한 것 같다고 한 인터뷰에서 소회를 밝혔다.

팝아트적 표현이 돋보이는 옥승철 작가(34)는 일찌감치 ‘인스타그래머블’한 작품으로 MZ세대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2017년 밴드 아도이(ADOY)의 앨범 커버로 눈도장을 찍은 그의 작품은 MZ세대가 성장기 때 소비한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익숙함을 품고 있다. 고유함보다 익숙한 도상의 차용과 자기화로 대변되는 그의 작품은 예술과 상업의 경계를 거침없이 넘나든다. 이런 작가의 행보에 응답하듯 지난 4월 열린 그의 개인전에는 전시공간에서 판매하는 에디션을 구매하기 위한 오픈런이 연출되며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옥승철. up, 2021, acrylic on canvas, 180 x 200cm

옥승철. up, 2021, acrylic on canvas, 180 x 20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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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작품으로 크게 평가받지 못했던 굿즈나 오프셋 판화도 ‘소유’에 초점을 맞춘 MZ세대에게는 작가의 광범위한 라인업으로 인식돼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 이런 소유에 대한 관심은 미술품 조각투자로도 이어져 시장을 키워가고 있다.


지난 3월 서울옥션블루가 운영하는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 SOTWO(소투)에 따르면 회당 1000만원 이상 구매 회원 중 40%가 MZ세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 테사(TESSA) 역시 출시 2년 만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누적 회원 수 10만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예술경영지원센터에 따르면 미술품 조각투자 시장은 올해 상반기 국내 미술시장의 5.5%를 차지하며 상반기에만 310억원을 판매했다. 올해엔 전년(545억원) 판매액을 뛰어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SOTWO(소투) 관계자는 "연 수입의 5~10%를 미술품 구매에 쓰고 온라인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얻는 MZ세대들이 아트페어 및 갤러리를 두루 방문해 시장 동향을 살펴 자신만의 안목을 기른 뒤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조각투자 시장에 뛰어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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