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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텀하우스]③"내년 경기 V자보다 L자…최악 막는 게 최선"

최종수정 2022.12.05 08:40 기사입력 2022.12.04 13:24

PF발 금융위기, 진짜 오나

편집자주본지 경제·금융 싱크탱크 ‘아시아경제 채텀하우스’가 출범했다. 지난 1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 위기 오나-한국 금융 심층 진단’을 주제로 곽영권 메리츠증권 전무, 김동원 전 고려대 초빙교수, 박재하 전 한국금융연구원 부원장, 임진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 이니셔티브(SGI)원장,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가나다순)이 심층 토론을 벌였다. 참석자들은 “현 경기 침체 상황이 과거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수준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의 역할을 어디까지로 봐야 하는지는 의견이 갈렸다.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는 쪽과 정부 개입이 되레 시장의 자연적 구조조정을 막을 수 있다는 반론이 팽팽했다. 당장의 시장 불안보다는 2023년 이후 심화할 양극화와 초고령사회에 대한 대비가 더 시급하다는 지적도 많았다. 아시아경제 채텀하우스는 참석자 명단은 공개하되 각 발언자의 발언은 익명 처리하는 '채텀하우스 룰'을 따른다. 토론 전문은 여러 편에 나눠 싣는다.

지난 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회 아시아경제 채텀하우스 'PF발 위기 오나|한국 금융 심층 진단'에서 참석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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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이정재 아시아경제 경제미디어스쿨 원장 겸 논설고문


(참고)

PF발 금융위기, 진짜 오나

"밑빠진 독 한전이 블랙홀, 전기료 올려야"서 계속

"V자보다는 L자형 장기 불황 올 것…고령화 충격 이제부터 시작"
"외국인 투자가 한국서 돈 빼…미국과 금리차 크게 벌인 건 위험"

<토론자 A> 네 분 말씀 잘 들었습니다. 저도 공감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대체로 우리든 세계 경제든 내년 2분기가 가장 어려울 거라는 전망에 동의합니다. 그때 우리 부동산 시장에 또 한 번의 충격이 올 수 있는데, 저도 그걸 굉장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B님이 말씀하신 대로 부동산 대책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에 저도 절대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리고 지금 상황이 경기적인 것이냐 구조적인 것이냐는 둘이 겹치면서 스텝이 완전히 꼬였다는 생각입니다. 지금 안고 있는 어려움이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데 경기 순환 수축 시점에 걸린 거거든요. 그러니까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굉장히 줄어든 거죠.

D님 말씀의 초점은 침체 국면이 얼마나 길게 갈 것인가 인데, 저는 V자보다는 L자로 상당히 길게 갈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2012년부터 2016년 동안 5년 동안 세계 경제가 5년 동안 바닥을 기었고 또 그 과정에서 지난 박근혜 정부가 타격을 입었습니다. 지금 세계 경제 상황을 보면 2012~16년에 있었던 침체기보다 나빴으면 나빴지, 나을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입니다. 지난 10년에 비해 앞으로의 10년이 더 어려울 수 있다, 그 점에서 단기 회복보다는 긴 침체가 이어질 가능성이 더 큽니다.

E님께선 업계 상황은 굉장히 심각하다, 정부의 시급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하셨는데 참 만만치 않은 문제입니다. 사실 정부가 대책을 굉장히 정교하게 짜놨어요. 한국은행과 감독기관이 은행의 유동성을 풀어주고 채권 사주는 건, 이를테면 한은이 은행을 백업하고 은행이 대형 증권사를 백업하고, 또 대형 증권사가 5조원을 동원해 소형 증권사를 백업하고, 소형 증권사가 PF를 백업하는 식으로 산소호흡기를 지금 꽂아놓은 겁니다. 지난주 금요일부터 5조원이 소형 증권사 PF 지원을 시작해 금리가 조금 떨어졌는데, 이걸로 충분할 거냐. 좀 따져봐야 합니다. PF 시장 전체가 대략 200조원인데 지금 문제가 되는 여신전문회사 몫이 약 26조 7000억원입니다. 저축은행이 약 10조7000억원, 증권사가 가지고 있는 게 3조 3000억원이에요. 증권사는 큰 문제가 없다고 봐요. 소형 증권사 PF도 10대 증권사가 커버할 수 있다고 봅니다. 문제는 나머지입니다. 여전사와 저축은행 PF를 어떻게 할 거냐. 이게 제가 보기엔 완전히 폭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작년 12월 미분양 아파트가 1만7700가구였어요. 1년 지난 현재는 약 5만 가구로 늘었습니다. 그럼 1년 뒤인 내년 12월 가면 이게 줄어들 거냐. 저는 줄어들기 어렵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결국 정부가 이런 PF 백업 시스템을 내년까지 계속 늘려가든지 최소한 더 버텨줘야 하는데, 가능할까요. 현실적으로 만만치 않은 상황입니다.


그다음에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외국 기관투자가들의 우리 국채 인수 상황입니다. 이게 우리 외환 공급의 핵심인데, 이들이 지난 9월부터 국채 상환이 돌아오면 차환 발행을 하지 않고 돈을 빼가기 시작했습니다. 이걸 굉장히 주목해야 합니다. 그전에는 당연히 롤오버하고 우리 국채를 더 사 갔는데 지금은 아니라는 겁니다. 금리 때문입니다. 아까 C님이 한은 총재의 1% 금리차 얘기를 했지만 저는 이번에 한은이 금리를 0.25% 포인트만 올린 게 굉장히 잘못했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안이한 결정이었다고 봅니다. 미국과의 금리 갭을 이렇게 크게 벌려 놓은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 저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10월 산업생산 동향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제조업과 서비스업, 생산과 소비 모두 4개월 또는 2개월 연속 불황입니다. 한국 경제가 총체적으로 복합 다중 불균형에 들어섰다는 의미입니다. 대외, 대내가 같이 어려워지다 보니 대외, 대내 실물 금융 충돌 때문에 정책 선택 범위가 굉장히 좁혀지는데, 저는 대내 불균형보다는 대외 불균형을 바로 잡는 게 초점이 돼야 한다고 봅니다. 실물보다는 금융 안정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둬야 합니다. 내년 경제 정책은 최악이 안 생기도록 막는 것, 이게 최선이라고 봅니다. 현재의 위기는 지난 정권부터 누적된 정책 문제들이 일제히 터져 나온 데다 대외 문제까지 겹친 것이라 스텝이 꼬이고 풀기가 더 어려운 겁니다. 이걸 다 해결하려고 욕심내지 말고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고 풀어가야 한다, 이 말씀입니다. 그중 제일 중요한 게 대외 불균형 쇼크가 없도록 하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 도화선이 결국은 또 금융이니, 금융 안정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렇더라도 너무 비관할 건 아닙니다. 한국 경제가 경쟁력이 있고, 한국 정부가 경제를 제대로 끌고 가고 있다는 신뢰를 주는 한 큰 문제는 없을 겁니다.

C님이 또 재패니피케이션 말씀을 하셨는데 고령화 문제에 관한 한 우리가 일본보다 더 어렵습니다. 일본의 적자가 다 고령화 대책 때문에 지금처럼 늘어난 거거든요. 우리는 이제 시작입니다. 일본보다 우리가 훨씬 심각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회 아시아경제 채텀하우스 'PF발 위기 오나|한국 금융 심층 진단'에서 참석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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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 전기요금은 일본 등 외국 기업에 국민 세금으로 보조금 주는 것"

<토론자 C> 일본도 그랬지만 단기적인 경기 대응이 구조적인 문제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예를 들면 E님 말씀처럼 비우량채권들 문제 심각합니다. 시장 안정을 위해 정부가 대응할 필요도 있습니다. 그런데 자본주의라는 게 뭡니까. 자본주의라는 게 경기 사이클에서 보면 침체로 들어갈 때 고통스럽지만 구조조정을 하는 구조입니다. 모든 기업을 살리는 것보다는 꼭 살려야 할 기업을 살리고, 정리할 기업은 과감하게 정리해서 경제를 건강하게, 구조적인 문제가 누적이 안 되게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는 겁니다.

세계적으로 내년 2분기가 굉장히 안 좋을 거란 전망은 대체로 일치하는 것 같습니다. 한국은행도 내년 성장률 전망을 1.7%까지 낮췄으니까 굉장히 나쁘게 보고 있는 게 사실인데, 경기 침체기를 어떻게 활용했느냐에 따라 성패가 크게 갈리는 게 자본주의라고 생각합니다. 옥석을 잘 가리되 시장이 무너지지 않게 관리하면서 구조적인 문제가 누적되지 않도록 하는 경기 대책, 이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좀 전에 B님 말씀하신 한전 문제도 저는 구조적인 문제라고 봐요. 10년 전쯤인가?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많은 일본 기업이 한국행 러시를 이룬다는 기사를 썼습니다. 가장 큰 이유가 전기료 때문입니다. 한국 전기료가 일본과 비교가 안 되게 쌉니다. 우리나라가 전기요금이 국제 경쟁력이 있는 거지요. 외국 기업을 끌어들일 만큼. 그런데 과연 그게 잘하는 거냐? 그건 아니잖아요. 비싸게 생산한 전기를 싼값에 팔았기 때문인데, 그게 결국 외국 기업한테 정부가 보조금 주는 것과 뭐가 다릅니까. 이런 건 옳지 않다. 그리고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봅니다. B님 말씀처럼 전기요금, 정상화시켜야죠, 하루라도 빨리. 전기요금 인상을 미룬 탓에 이게 누적돼 한전 적자라든지 한전채라든지, 구조적인 문제로 커지게 된 것 아닙니까. 앞으로는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경제 대책을 끌어가면 좋겠다는 말씀입니다. 또 하나 내년 이후 경제가 장기 침체 국면으로 갈 것인가 아닌가는 논란의 여지가 좀 있어 보입니다. 다만 세계 경제가 L자형으로 가더라도 우리 경제는 V자형이 될 수 있게 경제 운용을 좀 잘했으면 좋겠습니다.

돌이켜보면 2008년 금융위기 때도 대공항보다 더 심각하다, 더 오래 갈 것이라고 했는데 그렇게 안 됐잖아요. 물론 여러 가지 후유증은 남았지만. 그래서 나쁠 때는 항상 나쁘게 보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정부가 좀 발 빠르게 정책 대응을 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다음편에 계속, 참조 : '영끌족 구제 해야하나…정부 개입 "맞다 vs 아니다")


정리=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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