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앞둔 '예비부부'가 꼭 봐야 할 이야기(이진경의 건강상식)

결혼 전 우울증, '메리지 블루' 이해하기

[아시아경제 이진경 기자] 결혼의 계절이라고 불리는 봄이 성큼 다가왔다. 새 출발을 앞둔 신혼부부가 많이 탄생하는 축복의 계절이지만 생각보다 결혼을 앞두고 우울감을 겪는 신랑, 신부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앞두고 설렘을 만끽해도 모자란데 왜 우울감을 느끼는지 주변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당사자인 예비 부부는 과거에 대한 아쉬움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는 메리지 블루에 빠질 수 있다고 한다. 메리지 블루가 심해져 파혼을 하거나 결혼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커플도 늘고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현명하게 이겨낼 수 있는지 자세히 알아보자.

● 메리지 블루(결혼 전 우울증)란?

메리지 블루는 일본 작가 유이카와 게이의 베스트셀러 소설 제목에서 유래한 말로 결혼을 앞두고 남녀가 겪는 심리적인 불안을 말한다. 결혼이라는 큰 이벤트를 앞두고 겪을 수 있는 부담감, 긴장 및 앞으로 처한 상황의 변화 걱정 등 자연스러운 감정들로 인해 성별에 관계없이 우울감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 메리지 블루, 누구나 겪을 수 있고 누구나 넘길 수 있을까?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이 심할 때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당사자들끼리 상의를 통해 해결하거나 주변의 조언을 얻어 해결하는 경우도 많지만 갈등이 해결되지 않고 깊어질 경우 더 우울한 감정에 빠져들어 심한 우울증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한다. 우울감이나 우울증은 개인적인 원인과 외부적인 스트레스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병한다. 특히 가족의 사망, 배우자와 결별, 실직, 결혼 준비 등 우리가 평소 자주 경험하기 힘든 순간에 처했을 때 더 쉽게 발생할 수 있는 위기에 놓일 확률이 높다고 한다. 대부분 이런 상황에 처하더라도 잘 극복하고 넘길 수 있지만 과거에 심한 우울증을 앓았던 경우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 취약할 수 있어 우울증이 재발할 위험이 높아 주의 깊은 관찰과 관심이 필요하다.

현재 자신의 상태가 단순한 우울감인지 아니면 정말 치료가 필요한 우울증인지를 명확히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자신의 증상을 간단한 자가진단을 통해 살펴보고 상태가 의심된다면 전문 병원을 방문해 검사 후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메리지 블루 자가 진단 테스트>

□ 결혼식 날짜가 다가올수록 불안하고 확신이 안 선다

□ 평소보다 불면증 또는 과수면 증상이 나타난다?

□ 기운이 없고 부정적인 생각이 들며 일상이 무기력하다

□ 만성 피로가 찾아온 듯한 느낌이 든다

□ 일을 할 때 집중력이 감소하여 실수가 잦아졌다

□ 이유 없이 불안하고 감정 조절이 어려워졌다

□ 배우자에게 괜히 서운한 감정이 든다

□ 사소한 것에도 자기비난과 죄책감에 빠져든다

□ 외출을 피하게 되고 사람들과의 만남이 싫다

□ 체중이 감소하거나 증가하는 변화가 나타났다

* 위 항목들 중 5개 이상 해당된다면 메리지 블루(결혼 전 우울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단기간 지속되는 메리지 블루 증상은 충분히 예비부부가 함께 노력하면 극복할 수 있지만 이런 증상이 2주 이상 길게 지속될 경우 심한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전문의와 상담을 하고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 메리지 블루 해결 방법은?

▶ 자기 자신의 마음 상태와 발생 원인에 대해 돌아보기

자기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스트레스의 범위를 넘어설 경우 결혼 후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를 해결하고 극복해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먼저 자기 스스로 가지고 있는 마음을 이해해야 하는데 결혼 준비 과정으로 인한 갈등으로 우울감이 나타난 것인지 아니면 예비 배우자의 신뢰 부족인지 또는 과거나 미래에 대한 상황 등 특정 요소에 의해 생긴 불안감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신의 마음 상태를 살펴보며 불안감이 생기게 된 원인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 당사자를 따뜻하게 수용, 소통을 통해 갈등 해결하기

우울감 극복과 우울증 치료에는 소외감을 느끼고 있을 당사자에게 가족이나 친구가 보여주는 이해와 따뜻한 지지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미래의 배우자가 지속적으로 신뢰와 격려를 보여준다면 결혼을 앞두고 발생한 불안감과 우울감을 이겨내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또한 당사자가 메리지 블루 증상에 대해 주변에 알렸을 때 이를 따뜻하게 수용하고 감싸주는 것이 우울감 극복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우울감이 있을 때에는 무심코 한 가벼운 말 한마디로도 크게 상처를 입을 수 있어 주변의 배려와 따뜻한 대화를 통해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예비부부끼리 노력을 해봐도 우울감을 해소하거나 갈등을 풀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전문가를 찾아가 심리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올바른 갈등 해결 방법을 배우는 것도 도움이 된다.

▶ 치료가 필요한 경우 적극적인 지지와 격려하기

증상이 심하여 병원을 방문해 심리검사 후 우울증이 진단되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면 주변에서 적극적으로 지지해주고 빠르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관심과 격려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우울증 치료에는 약물치료가 많이 행해지는데 주로 항우울제를 복용하게 된다. 우울증은 재발하기 쉬우므로 충분한 기간을 두고 치료를 유지하는 것이 좋으며 면담치료, 인지행동치료 등을 통해 왜곡되어 있는 사고를 교정하는 것이 우울감을 극복하고 감정을 회복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생활 속 우울감을 줄이는 꿀팁>

▷ 자신의 마음상태나 힘들고 괴로운 상황을 가족이나 친한 친구 등 주변에 알리고 도움과 지지 받기

▷ 햇볕을 쬐는 것은 생체리듬을 정상화시켜주어 우울증 극복에 도움이 되므로 야외 산책하기

▷ 운동을 하면 뇌에서 엔도르핀이라는 호르몬이 나와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 주기 때문에 하루에 30분 이상 주 3회 유산소운동하기

▷ 우울증 극복에 좋은 호르몬을 생성해주는 영양소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기

▷ 자살사고 등이 동반될 정도로 우울증이 심하다면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해 전문의와 상담하기

이진경 기자 leejee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