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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FJ 분들은 지원 불가입니다"…신입 공채에도 MBTI 요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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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지점 대출 창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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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회사에서 좋아할 만한 MBTI인 것처럼 연기해야 하나요?" "ISFP여서 떨어지는 건 아니겠죠?"


MZ세대를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는 성격 유형 지표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가 공식적인 채용 시장에까지 나타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신입 공채를 진행 중인 Sh수협은행은 입사 지원서 자기소개서 항목에 MBTI를 필수 기재하도록 했다. 자신의 MBTI 유형과 장단점을 소개하고, 이를 기반으로 본인과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직무 분야와 판단 근거를 구체적으로 작성해 달라는 요구다.


수협은행의 요구를 두고 금융권 취준생들 사이에서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금융사 취업 정보 공유를 위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수협은행 지원하는 분들 MBTI 문항 어떻게 하시나요" "회사에서 좋아할 만한 MBTI인 것처럼 연기라도 해야 하나요" 등의 글이 올라왔다.


금융권 취업을 준비해 온 한 지원자는 "기업에서 원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MBTI 검사를 다시 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되는 스스로의 감정에 자괴감마저 든다"고 했다. 또 다른 지원자는 "얼마든지 결과를 조작할 수 있는 MBTI를 채용 절차의 하나로 사용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수협은행 측은 MBTI 항목이 합격 여부를 좌우하는 절대적 요인은 아니란 입장을 밝혔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자신의 장단점이 지원 직무에 어떤 연관성이 있고 어떻게 핵심 역량을 활용할 수 있을지 기술해 보라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카페 직원 지원 자격으로 특정 MBTI를 요구하는 곳도 있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공고문에 따르면 한 카페는 "저희는 MBTI를 보고 뽑는다"며 "외향형(E)이신 분 많은 지원 부탁드립니다"라고 적었다.


심지어 ENTJ를 비롯한 5개의 MBTI 유형은 아예 지원할 수 없다고 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MBTI 과몰입이 너무 심하다" "혈액형 보고 때려 맞추는 거랑 뭐가 다르냐" "진짜 기겁했다. 저런 사람이 있구나" 등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반면 "MBTI 유행하기 전에도 알바 공고에 '싹싹하고 밝은 사람 뽑는다' 이런 말 많았다"며 "그걸 MBTI로 표현한 것일 뿐"이라고 별 문제가 없다는 반응도 나왔다.


한편 전문가들은 MBTI가 채용 과정에 활용되는 것 자체를 걱정했다. MBTI는 개인의 성향일 뿐 역량과는 전혀 상관없다는 것이다.


교육 컨설팅회사 컬쳐트리의 김명희 대표는 "사람을 MBTI로 규정해서는 절대 안 된다"며 "사람은 누구랑 같이 있느냐에 따라 변할 수 있다. 내향적 사람도 얼마든지 열정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많은 미국 기업들은 MBTI를 채용 과정이 아니라 리더십이나 팀 워크숍 등에서 쓴다"며 "같은 조직 구성원들끼리 서로를 알아가는 여러 도구 중 하나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수미 기자 choko21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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