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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도 조심스러운데"…임신부 방역패스 적용에 반발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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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임신부들 적극적으로 접종해야" 방역패스 적용 유지
임신부들 "아기에게 부작용 생기면 책임질 건가" 반발
정치권에서도 "백신으로 임신부 차별해선 안돼" 비판


임신부./사진=연합뉴스

임신부./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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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정부가 아이를 가진 임신부에 대한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적용을 유지하기로 하면서 임신부들의 우려와 고민이 커지고 있다. 임신부들은 백신이 태아에게 부작용을 끼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정부가 방역패스 적용으로 백신을 강제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임신부의 백신 접종을 강제하지 말아달라'는 내용의 청원 글이 다수 올라왔다. 현재 둘째를 임신 중이라고 밝힌 한 청원인은 "(백신을 맞고)건강한 성인들도 발열 증상과 기타 위험 증상을 겪는 걸 보고 두려웠다. 그런데 현재 방역패스제가 도입되면서 임신부인 저도 접종을 해야 하는 상황이 찾아왔다"며 "태아의 안전을 위해 백신 접종을 늦춰온 제가 잘못된 거냐"고 반문했다.

이어 "접종을 했을 때 태아가 잘못되면 이건 국가에서 책임을 져주는 건가"라며 "방역패스가 적용되고 첫째 아이를 데리고 식당조차 갈 수 없게 되었다. 첫째 아이를 위해서도, 배 속의 아이를 위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엄마가 됐다"고 토로했다.


임신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정부의 방역패스 적용을 비판하는 글이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아이를 낳으라고 하면서 임신부들의 일상생활을 막고 예외로 인정해주지 않는다니 참 너무한 것 같다"며 "임신부들은 약 하나, 커피 한 잔도 조심스럽고 고민한다. 부작용이 있을 때 정부가 책임져줄 것도 아니면서 모든 위험부담을 감내하고 백신을 맞으라는 거냐"고 성토했다.

서울 중구 중림동주민센터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중림동주민센터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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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정부가 방역패스 예외대상을 확대하기로 하면서 일각에선 임신부가 예외대상에 포함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으나, 정부는 임신부에게 방역패스를 그대로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임신부는 코로나19 고위험군으로, 확진 시 위중증률이 높아 오히려 접종 권고 대상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지난 20일 정례브리핑에서 "임신부는 임신하지 않은 가임기 여성에 비해 코로나19 감염 시 위중증률이 9배나 더 높다"며 "국외 연구 결과를 보면 코로나19 확진 임신부에게 조산 또는 저체중아 분만 위험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과 영국, 캐나다 등에서 임신부의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며 "임신부는 코로나19 감염 시 태아에 미치는 영향이 커 예방접종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임신부에게 방역패스를 적용하는 것은 과도한 조치라는 반발은 여전하다. 백신을 맞았을 경우 태아에게 미칠 영향을 우려해 접종을 꺼리는 임신부들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정치권에서도 정부의 임신부 방역패스 적용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지난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만에 하나라도 태아 건강에 문제가 생길까 봐 감기약 한 알도 제대로 못 먹는 것이, 내 아이를 생각하는 엄마 마음이다. 임신부 가정 전체가 10개월의 임신기간 동안 노심초사한다"라며 "초저출산으로 인해 국가의 미래가 어둡다. 백신 접종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임신부를 차별하거나 불이익을 제공하지 않을 것을 정부에 요청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배현진 의원은 임신부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강제하지 못하도록 하는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배 의원은 "안정성을 최종적으로 검증받지 못한 백신에 대한 두려움, 특히 만에 하나 있을 태아에 대한 부작용을 외면하고 있다"며 정부를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임신부 방역패스 적용과 관련해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YTN 뉴스라이브와 인터뷰에서 "임신부들은 사실 본인보다 태아에 대한 걱정 때문에 접종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인 것으로 알고 있다. (백신 접종 관련) 태아의 부작용에 관해 임상 연구가 일부 있기는 하지만 장기 연구는 없다. 또 임신부가 접종했을 때 유산이나 조산 빈도가 높지 않다는 연구가 있기는 하지만, 그 연구만으로는 임신부들이 안심할 수가 없다. 마트 등 실생활에 필요한 공간에 대해 방역패스를 적용하지 않는다면 임신부들이 자율적으로 (백신 접종을) 선택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반면, 임신부의 백신 접종이 꼭 필요하다는 견해도 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임신부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해 본 경험이 있는 의료진이라면 어떤 임신부에게도 백신 접종을 권고할 것이다. 그만큼 임신부가 확진됐을 때 중증도, 사망률이 몇 배 이상 크게 올라간다. 그만큼 위험하다는 것"이라며 "현재까지 백신 접종이 태아나 임신부에게 영향을 끼친다는 근거가 없다. 백신을 접종했을 때의 위험보다는 이득이 훨씬 크다"고 강조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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