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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밤 9시에도 불야성"…분노한 자영업자들, '거리두기 연장'에 점등시위로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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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들, 방역지침에 반대하며 '점등시위'
영업시간 철폐 및 손실보상 대상 확대 등 요구
"방역당국, 자영업자에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방역정책 펼쳐"
지난달엔 '소등시위'로 방역지침에 반발도

6일 영업제한 시간인 밤 9시를 넘긴 시각에도 서울 강남구 논현동먹자골목 일대 일부 매장들이 불을 환히 밝히고 있다./박현주 기자 phj0325@

6일 영업제한 시간인 밤 9시를 넘긴 시각에도 서울 강남구 논현동먹자골목 일대 일부 매장들이 불을 환히 밝히고 있다./박현주 기자 phj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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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정말 너무 힘들어요." , "어떻게 살라는 거냐!"


6일 밤 전국의 일부 매장들은 영업제한 시간인 밤 9시를 넘겨서도 불야성을 이뤘다. 이는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연장한 데 대한 자영업자들의 반발 시위로, 이날부터 오는 14일 밤 9시~12시에 진행된다.

정부는 지난달 31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적모임 인원을 4인으로 제한하고 식당·카페 등의 영업시간을 밤 9시까지로 규정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오는 16일까지로 2주 연장했다.


자영업자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4일 입장문을 내고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방역정책으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는 모든 단체와 연대해 신뢰를 저버린 방역 당국에 대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항쟁한다"며 단체행동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정부의 소상공인 손실보상에 대해서도 "손실보상 500만원 선지급 조치는 대상을 55만 명으로 줄인 반쪽짜리 조치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이 시작된 지 약 한 달만에 다시 방역대책이 강화되면서 전국의 자영업자들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봉착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지난달 22일에도 서울 광화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정부에 방역 패스 철회, 영업제한 중단, 소상공인 지원금 확대 등을 요구한 바 있다.

먹자골목 등 밤 9시 이후에도 불 환히 밝혀…"오죽하면 폐지 줍고 다닌다" 호소도


이날 서울 강남구 논현동 먹자골목 밤거리는 퇴근 후 먹고 마시는 직장인들로 가득했다. 이후 영업이 제한되는 밤 9시를 기점으로 손님들은 썰물처럼 먹자골목을 빠져나갔고, 매장 내에선 테이블 청소와 쓰레기 분리수거 등으로 동분서주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매장 정리가 거의 끝난 밤 10시 이후에도 일부 매장은 불을 환히 밝혔다. 환하게 켜진 조명 때문에 일부 취객들은 허탕을 치고 돌아가기도 했다. 술에 취한 한 직장인 무리는 "불이 켜졌는데 영업을 하지 않느냐. (밤) 10시까지 아니냐?"며 매장 직원에게 몇 번을 확인하고 나서야 돌아갔다.


인근에서 튀김류를 판매하는 40대 A씨(여)도 "사람이 많은 것 같아보여도 사실 코로나 이전보다 손님이 반 이상 줄었다. 그냥 근근이 자리만 지키고 있다고 보면 된다"며 점등시위 취지에 공감했다.


서울 중구 백학시장 상인회도 점등시위에 참여했다. 사진은 6일 밤 11시30분쯤 백학시장 일대의 모습./박현주 기자 phj0325@

서울 중구 백학시장 상인회도 점등시위에 참여했다. 사진은 6일 밤 11시30분쯤 백학시장 일대의 모습./박현주 기자 phj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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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서울 중구 백학시장 상인들도 점등시위에 참여했다. 시장에서 어머니와 함께 닭발집을 운영하는 40대 황은정 씨는 코로나19 방역조치로 인해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보통 술집들은 장사를 저녁 6시부터 시작한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영업시간이 밤 9시로 제한되면서) 3시간밖에 장사를 못하니까 이거 가지곤 택도 없다"며 "손님들도 3시간밖에 여유가 없으니까 아쉽게 1병, 2병으로 끝난다. 매장에 테이블이 반도 안 찬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황씨는 이어 "주변 사정 다 똑같다. 여기(백학시장 인근)서 일하던 사람들 할 게 없어서 지금 폐지 줍고 다닌다. 오죽하면 그러겠냐"면서 "2년동안 빚만 안 졌지, 있는 돈 다 쓰고 이제 끝이다 끝. (영업)시간을 더 늘려주든가 다른 정책을 해주든가 해야지 우리는 이러면 다 죽는다. 정치인들은 월급 꼬박꼬박 받아가면서 왜 자꾸 우리를 죽이냐. 어떻게 살라는 거냐"고 호소했다.


청과물을 판매하는 70대 B씨도 "골목에 사람들이 많이 다녀야 우리도 장사가 되는데 코로나 때문에 사람이 없다. 할 말 없을 정도"라고 전했다.


'점등 시위'에 참여한 서울 중구 백학시장의 한 음식점이 영업을 마친 6일 밤 11시30분쯤에도 가게 내부와 간판 불을 켜두고 있다./박현주 기자 phj0325@

'점등 시위'에 참여한 서울 중구 백학시장의 한 음식점이 영업을 마친 6일 밤 11시30분쯤에도 가게 내부와 간판 불을 켜두고 있다./박현주 기자 phj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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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달라"…자영업자들, 지난달엔 '소등시위'로 반발도


한편 정부의 방역지침에 반발하는 자영업자들의 시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비대위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22일 정부에 자영업자들의 요구안을 전달했지만 강화된 거리두기는 2주 연장됐다. 이들의 주요 요구안은 △방역패스 철회 영업제한 철폐 소상공인 지원금 확대 손실보상법 대상 확대 등이었다.


비대위 측은 "국민들의 노력으로 백신접종률 80%를 달성했음에도 코로나19를 감당하지 못하는 방역당국의 무능력함과 지난 2년 동안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을 밥 먹듯이 규제하는 정부를 규탄한다"며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소등시위'로 단체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7개 자영업자 단체로 구성된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은 정부의 방역지침에 반발하는 의미로 지난달 27~28일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전국 자영업자 '소등시위'를 진행했다. 단체 측 추산에 따르면 전국에서 약 20만개 업소가 소등시위에 참여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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