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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다 vs 카메라…자율주행 승자 될 기술은? [임주형의 테크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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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기술 '눈' 역할하는 센서
라이다 vs 카메라…개발 기업들 양분
정밀한 라이다…비용·기술 복잡성 커
AI 이용하지만…아직 미흡한 카메라

차량에 탑재된 라이다(LiDAR) 제품 / 사진=연합뉴스

차량에 탑재된 라이다(LiDAR) 제품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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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테슬라, 볼보, 현대 등 자동차 제조업체부터 테크 스타트업들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기업들이 자율주행차 기술을 완성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목적은 동일하다고 해도, 방법에서는 제각각 다릅니다. 가장 큰 차이는 자율주행차의 '눈'이라 할 수 있는 하드웨어에 있습니다. 크게 라이다(LiDAR)와 카메라로 양분되기 때문입니다.


'라이다' 정밀성 신뢰하는 자동차 기업들

자율주행차의 눈 역할을 하는 것은 센서입니다. 센서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크게 레이다(RADAR), 라이다, 카메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 센서들은 차량을 둘러싼 공간 정보들을 수집함으로써 자동차가 장애물을 회피하거나, 경로를 찾게 합니다.


레이다는 전자파를 쏴 목표물에 맞고 되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사물 간 거리, 형태, 크기 등을 파악하는 센서입니다. 라이다는 레이다와 작동 방식이 비슷하지만, 전자파 대신 고출력 레이저 펄스를 매개체로 이용합니다.


최첨단 라이다는 레이저 펄스를 여러 갈래로 쪼개서 발사하는데, 한 번에 여러 개의 레이저를 통해 주변을 인식함으로써 사물의 형태나 거리뿐 아니라 높낮이, 폭까지 인식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라이다는 자신의 주변 환경을 세밀한 '지도'로 만들 수 있는데, 이를 '3D 맵핑'이라고 합니다.

구글의 자율주행 기술 연구 기업 '웨이모'가 공개한 3D 맵핑 / 사진=웨이모 공식 홈페이지 캡처

구글의 자율주행 기술 연구 기업 '웨이모'가 공개한 3D 맵핑 / 사진=웨이모 공식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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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라이다는 레이다보다 훨씬 정밀하게 사물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그 무엇보다도 안전성이 중요한 자율주행차 기술에선 '필수 센서'로 여겨집니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 볼보의 경우 라이다를 이용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고, 국내 대표 자동차 기업인 현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구글의 자율주행 자기업 웨이모도 라이다 기술을 밀어주고 있습니다.


카메라와 AI로 파훼법 찾는 테슬라


반면 라이다가 '과대평가 됐다'고 주장하면서 대안 센서를 들고 나온 기업들이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 CEO가 창업한 테슬라가 대표적입니다. 테슬라는 라이다보다 훨씬 간단하고 보편적인 센서인 카메라를 씁니다. 차량을 둘러싸듯이 8개의 카메라를 배열해 주변을 인식하는 방식입니다.


당연히 카메라는 라이다처럼 정밀한 사물 인식이 불가능하고, 3D 맵핑 같은 고급 기술은 꿈도 꿀 수 없습니다. 대신 테슬라는 떨어지는 정확도를 '컴퓨터 비전'으로 대신합니다. 강력한 기계학습 인공지능(AI)이 카메라가 수집한 시각 정보를 보고 그것이 어떤 사물인지 판단하는 겁니다. 테슬라는 초당 100경번 예산이 가능한 거대 슈퍼컴퓨터 '도조(Dojo)'를 개발, 자율주행 AI를 훈련시키고 있습니다.


테슬라뿐 아니라 일부 스타트업들도 라이다보다는 카메라와 AI 컴퓨터 비전을 결합한 기술에 희망을 걸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현대가 투자한 전기차 제조업체 '어라이벌',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웨이브' 등이 있습니다.


비싸고 느린 라이다 vs 아직 불안한 카메라


왜 테슬라 등의 일부 기업들은 라이다 같은 초정밀 센서를 마다하는 걸까요? 특히 머스크 CEO는 지난 2019년 공식석상에서 "라이다는 바보들이나 쓰는 장치"라며 라이다 자율주행 기업들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머스크 CEO가 라이다 회의론을 펴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라이다 1대당 가격이 너무 비싸고 △레이저를 사용하는 특성상 날씨의 영향을 쉽게 받으며 △3D 맵핑 등 복잡한 기술을 구현하려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입니다. 반면 카메라가 수집한 정보를 AI가 보고 판단하게 하는 방식이 장기적으로 훨씬 저렴하고 신속하다는 주장입니다.


한 테슬라 차량의 자율주행 인공지능은 하늘에 떠 있는 보름달을 '노란불'로 인식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 사진=트위터 캡처

한 테슬라 차량의 자율주행 인공지능은 하늘에 떠 있는 보름달을 '노란불'로 인식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 사진=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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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머스크 CEO가 총력을 기울여 투자하고 있는 카메라 자율주행 기술도 약점이 있습니다. 현재 베타 서비스 중인 테슬라의 완전 자율주행(FSD) 기능은 가끔 엉뚱한 판단을 내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7월에는 저녁 하늘에 뜬 보름달을 보고 신호등 '노란불'로 인식해 속도를 줄이려 하는 모습이 알려져 누리꾼들의 비웃음을 산 바 있습니다. 이 외에도 주차된 차량이나 풀숲을 향해 돌진하는 모습이 공개돼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 미 경제 매체 'CNBC' 등에 따르면, 미국 대통령 직속 독립기구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지난달 머스크 CEO에 서신을 보내 "테슬라는 '설계상 결함'이 있는 FSD의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 고객들에게 베타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나의 매우 복잡한 도전에 대한 두 개의 서로 다른 해결책"


그렇다면 라이다와 카메라 중 과연 누가 먼저 자율주행 기술을 완성할 수 있을까요. 사실, 많은 기업들은 '둘 다' 투자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영국의 전자상거래 대기업 '오카도'는 라이다 기반 자율주행 기업과 카메라 기반 기업에 각각 1000만파운드(약 160억원)를 투자했습니다. 라이다와 카메라 중 누가 더 자율주행에 적합한지는 먼 훗날에야 비로소 가려지겠지만, 둘 중 그 무엇도 놓치지 않겠다는 계산입니다.


이에 대해 오카도의 기술 개발자 알렉스 하비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마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아이폰의 관계와 같다"며 "두 기술은 하나의 매우 복잡한 도전에 대한 서로 다른 해결책인 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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