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마이데이터 시행 앞두고 은행권 '시끌'…금감원 과당경쟁 제동(종합)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내달 1일 시범서비스 앞두고 과당경쟁 우려
일부 은행 직원 1명당 80명 할당…"과도한 실적 압박" 지적
금감원, '과당경쟁·개인정보 유출' 우려

마이데이터 시행 앞두고 은행권 '시끌'…금감원 과당경쟁 제동(종합)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김진호] 시중은행 A지점에서 근무하는 정민수씨(38·가명)는 최근 창구 고객을 응대할 때마다 자행이 진행 중인 ‘마이데이터 이벤트’ 참여를 권유하고 있다. 이미 친·인척과 지인은 물론 두세 다리 건너 아는 사람들에게는 해당 이벤트 페이지를 모두 공유한 상태다. 추천 직원에 자신의 이름을 넣어달라는 부탁도 빼놓지 않았다. 이유는 최근 할당된 실적 지침 때문. 정씨는 "실적에 따라 별도의 (인사평가 등) 가점까지 만들었다"며 "이렇게까지 직원을 밀어붙여야 하나 싶을 정도로 도가 심하다"고 하소연했다.


다음 달 1일 ‘마이데이터’ 시범서비스 시행을 앞두고 은행원들이 실적 스트레스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미래먹거리로 꼽히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두고 치열한 고객 유치 전쟁이 벌어지면서 직원들이 할당 목표치를 채워야 해서다. 과당 경쟁과 개인정보 유출을 우려한 금융당국은 은행들에게 자제 권고를 내리기로 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은 다음 달 1일 마이데이터 시범서비스 시행을 앞두고 사전예약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일부 시중은행 등은 스타벅스 상품권부터 최신 휴대폰, 고급 자동차 등 값비싼 경품을 내걸고 고객유치전에 나섰다.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물밑 경쟁의 일환이다. 시장을 선점할수록 많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자산관리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 은행의 경우 지점별로 직원당 할당량까지 내려졌다. 서울 주요 지역에 위치한 B은행 지점들은 직원 1명당 70~80명의 고객을 확보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직원들은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주요성과지표(KPI) 점수를 낮게 받아 성과급이나 승진 등에서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실적 올리기에 열을 올리는 실정이다.


금융권에선 마이데이터 출시를 앞두고 벌어지는 상황이 2016년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당시의 은행권 과당경쟁과 유사하다고 지적한다. 당시에도 직원당 할당량을 배분하는 등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지만 무작정 판매에만 급급했던 결과 이른바 ‘깡통계좌’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불완전판매 등을 우려해 전 은행권에 대해 ISA 판매 전수조사를 벌였다.

B은행 노조는 경영진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마이데이터가 미래먹거리 사업인 만큼 중요성은 인정하나 출시를 앞두고 할당량 등이 배정되는 주먹구구식 마케팅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한 것이다. 특히 내부에서는 이를 두고 직원을 압박해 단기실적을 늘리는 구태가 벌어지고 있다는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미리 준비를 하지 못한 점에 대해선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며 "중요한 사업이라면 수년 전부터 더 철저한 준비가 필요했던 것 아니냐"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금감원은 과도한 경품 제공과 직원에게 내려진 할당량 등이 과당경쟁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구체적인 상황을 파악한 후 전 은행권에 (자제나 금지 등) 시그널을 줄 것"이라며 "무작정 가입만 시킬 경우 각종 부작용도 우려되는 만큼 일단 과당경쟁을 자제하는 방향으로 지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금융사 전산시스템이 우수하지만 어쨌든 해킹사고도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의 정보 유출 우려가 가장 걱정스러운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김진호 기자 rplkim@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어른들 싸움에도 대박 터진 뉴진스…신곡 '버블검' 500만뷰 돌파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국내이슈

  • 공습에 숨진 엄마 배에서 나온 기적의 아기…결국 숨졌다 때리고 던지고 휘두르고…난민 12명 뉴욕 한복판서 집단 난투극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해외이슈

  • 고개 숙인 황선홍의 작심발언 "지금의 시스템이면 격차 더 벌어질 것" [포토] '벌써 여름?'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PICK

  • 1억 넘는 日도요타와 함께 등장한 김정은…"대북 제재 우회" 지적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