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만민토론회서 文 정부 비판
이후 일부 강성 지지층에 욕설·협박 당해
"시민, 자영업자들 찾아와"
"시대의 아픔이 나에게 달려든 것"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문재인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가 일부 강성 지지층 누리꾼들로부터 협박·욕설에 시달린 광주광역시에서 한 카페를 운영하는 대표가 시민들에게 격려를 받고 있다며 상황을 전했다. 그의 비판에 공감하는 지역 시민, 자영업자들이 카페를 방문해 응원을 보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배훈천 '커피 루덴스' 대표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매장은 이미 전쟁터가 됐다. 쏟아져 들어오는 (문재인 정부 지지층의) 험한 말과 협박을 피해 전화와 스마트폰을 닫았더니 신기하게도 조선 시대 저잣거리 풍경이 되살아난다"며 "앞치마를 걸치기 무섭게 식사를 마친 손님들께서 우르르 일어나신다"고 말했다.
이어 "갑자기 등 뒤에서 어떤 여성이 나를 끌어안고 '사장님!' 하면서 눈물을 쏟으셨다. 첨단산단에서 식당을 하신다고 한다"며 "주변을 살피며 조심스러운 표정을 들어오시는 꾸부정한 아저씨 한 분은 봉선동에서 통닭집 3집을 운영하신다는데, 친구랑 같이 만민토론회 영상을 보고 너무나 속이 후련해 남몰래 나를 보고 가고자 오셨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남공단 사장님, 대출받아 월급 준다는 택시 회사 사장님, 전직 간호사님, 말을 어쩜 그리 시원하게 해주시냐고 감사 인사하시는 동년배 가장 (등이 나를 찾아왔다)"라며 "시대의 아픔, 민초들의 서러움이 나에게 달려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 대표는 앞서 지난 12일 광주 419 혁명기념관에서 열린 '만민토론회'에서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 비판을 쏟아내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날 '문재인 정권의 경제 정책과 호남의 현실'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토론회에서 배 씨는 "우리 자영업자들에게 문재인 정권은 그야말로 재앙, 대재앙"이라며 "작년 코로나 재난 앞에서 망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게 해준 것은 정부의 재난지원금이 아닌 '배달의 민족'(배달 서비스 어플리케이션)이었다"고 질타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배 대표에 대해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발언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일부 친여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순수한 자영업자가 맞나", "극우 성향 인물인 것 같다" 등 배 대표를 비난하는 글이 게재됐다.
한 유튜버는 지난 15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자리에서 "배 씨는 단순 자영업자가 아니라 대안우파적 성격 단체의 공동대표"라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유하기도 했다.
배 대표는 직접 페이스북에 글을 써 자신을 겨냥한 비판에 대해 적극 반박했다. 그는 "광주 카페 사장의 정체를 태극기부대, 일베(일간베스트) 등이라고 암시하는 트윗 때문에 가게 전화를 자동응답으로 바꿔야 했다"며 "달님은 보지 않고 손가락만 보겠다는 관음증을 해소해 드리기 위해 내 손가락을 모두 공개했으니 꼭 확인하시고 그 괴상망측한 호기심을 그만 거두라"고 질타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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