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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 확 줄여 도로부터 스마트팜까지 OK”…활용도 무궁무진한 ‘플렉시블 태양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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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라플렉스, 유연성 높인 2세대 태양전지 개발
가볍고 휘어져 어디든 설치 가능…잘라도 기능 손상 없어
ESG 바람에 곳곳서 러브콜…공장·도로 공략

박기주 솔라플렉스 대표. [사진 = 이준형 기자]

박기주 솔라플렉스 대표. [사진 = 이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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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아산=아시아경제 이준형 기자] 시중에서 볼 수 있는 태양전지는 대부분 웨이퍼 기반의 1세대 제품이다. 웨이퍼는 실리콘 등으로 만든 얇은 기판으로 공정이 복잡하고 제조 단가가 높은 편이다. 태양광의 18~20%를 전력으로 전환해 현재 상용화된 태양전지 중 발전효율성은 가장 높다. 하지만 유연성이 없고 내구성이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1세대는 웨이퍼 위에 강화유리를 덧붙여 내구성을 보완했지만 파손 시 유리 파편으로 인한 안전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CIGS(구리·인듐·갈륨·셀레늄) 박막 태양전지’는 1세대의 대안으로 나온 제품이다. 광(光) 흡수율이 높은 무기화합물을 조합해 만든다. 발전효율성은 1세대보다 2~3%포인트 정도 낮지만 두께가 얇고 무게가 가벼워 기존 태양전지를 대체할 2세대 제품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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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두께 줄인 '플렉시블 태양전지'…활용도 높여

태양전지 제조업체 솔라플렉스는 한 발 더 나아가 ‘플렉시블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회사는 CIGS 태양전지의 유연성을 높여 구부러질 수 있도록 만들었다. 박기주 솔라플렉스 대표는 "소재가 휘어지는 덕분에 30m/s의 풍속에도 깨지는 1세대와 달리 60m/s의 강풍에도 거뜬하다"면서 "유연성이 높고 무게도 가벼워 건물 일체형 태양광(BIPV)에 최적화됐다"고 설명했다.


비결은 스테인리스 소재의 기판이다. 솔라플렉스의 태양전지의 기반은 웨이퍼가 아닌 스테인리스를 압연해 만든 얇은 막이다. 두께는 4마이크론으로 1세대(188마이크론)의 47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무게는 1㎡당 18kg에서 3.5kg까지 줄였다. 여기에 스테인리스 소재 자체의 유연성이 더해져 태양전지를 자유자재로 구부릴 수 있게 됐다.


무게와 두께를 확 줄여 활용성은 무궁무진하다. 기존 태양전지는 가볍지 않은 무게 등으로 인해 설치할 수 있는 장소가 제한적이었다. 1세대는 땅이나 건물 지붕 등에 주로 설치했는데 땅은 발전효율 대비 많은 면적이 필요했고 조립식 패널 등 경량 소재의 지붕에는 설치가 불가능하다. 또한 건물에 설치하려면 60cm 가량 구멍을 뚫고 태양전지의 모서리마다 고정대(앵커) 역할을 하는 부품을 박아야 하기 때문에 지붕 작업 시 1kW(킬로와트) 당 100만원, 벽면은 400만원 정도의 설치비가 들어간다.

솔라플렉스가 생산하는 2세대 태양전지의 두께는 4마이크론으로 1세대(188마이크론)의 47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사진 = 이준형 기자]

솔라플렉스가 생산하는 2세대 태양전지의 두께는 4마이크론으로 1세대(188마이크론)의 47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사진 = 이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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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솔라플렉스의 태양전지는 사실상 설치비가 ‘제로’다. 전지 뒷면에 부착성이 높은 양면 접착제가 있어 유리, 콘크리트, 패널 등 설치하고 싶은 장소 어디든 붙이기만 하면 된다. 규격화된 크기의 웨이퍼를 훼손하면 전지 기능을 잃는 1세대와 달리 원하는 크기에 맞춰 자를 수도 있다. 일반 가정에서도 베란다 창문 등에 태양전지를 잘라 붙여 손쉽게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곳곳에 구멍을 뚫을 수도 있어 햇빛량의 10~15% 정도가 필요한 인삼 재배 시설에도 쓰일 수 있다.


파편 등 안전문제 해결…노후 공장부터 스마트팜까지

이처럼 적용가능성과 성장성이 모두 높은 분야는 BIPV다. 솔라플렉스의 태양전지는 건물 소재와 무관하게 지붕, 외벽, 창문 등 모든 곳에 설치할 수 있다. 부착식이기 때문에 비바람 등에 앵커가 약해질 염려가 없어 태풍 등 자연재해에 취약했던 1세대의 단점도 해결했다. 박 대표는 "기존 태양전지는 태풍에 파손되면 파편이 날아가 사고로 이어지는 안전 이슈가 있었다"면서 "태양전지에 광 흡수율이 높은 색을 입힐 수 있어 홀(구멍) 가공을 하면 스마트팜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충남 아산에 위치한 솔라플렉스 본사에서 개발 및 생산 중인 태양전지. [사진 = 이준형 기자]

충남 아산에 위치한 솔라플렉스 본사에서 개발 및 생산 중인 태양전지. [사진 = 이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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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환경·사회·지배구조) 바람에 힘입어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솔라플렉스의 태양전지는 가벼운 무게 덕분에 노후화된 공장의 슬레이트 지붕에도 설치가 쉬운 까닭이다. 회사는 올 하반기 경북 포항에 위치한 대기업 공장 지붕에 2MW(메가와트) 규모의 태양전지를 시범적으로 설치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실증을 거치면 내년에는 설치 규모를 40MW로 확대할 수 있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또다른 대기업 공장 일부에도 3.54MW 규모의 태양전지를 설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회사는 몇몇 지방자치단체와 태양광 도로 실증사업도 논의하고 있다. 박 대표는 "건설사 등 대기업에서 기술을 공동 개발하자는 제안도 들어왔다"면서 "건자재 시장 수요에 맞춰 태양전지 모듈을 표준화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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