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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이 양모 사형 선고될까…사형제 '유명무실' 지적도

최종수정 2021.05.14 11:44 기사입력 2021.05.14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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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도 안 하는 왜 있나…'사형제' 논쟁 지속
정부 "사형제 여전히 기능해" 존치 주장
전문가 "사형 선고, 피고인 입장에서 큰 불안감"

16개월 된 입양 딸 정인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에 대한 첫 공판이 열린 지난 1월13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 앞에서 시민들이 살인죄 적용을 촉구하며 시위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16개월 된 입양 딸 정인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에 대한 첫 공판이 열린 지난 1월13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 앞에서 시민들이 살인죄 적용을 촉구하며 시위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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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정인이를 잔혹하게 학대하고 끝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입양모 장모씨의 1심 형량이 14일 결정된다. 앞서 검찰은 장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그러나 사형 선고가 내려진다고 하더라도 실제 집행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일각에선 사형 제도의 유명무실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가는 사형 집행과는 별개로 피고인 입장에서 사형 선고, 또는 무기징역 등의 판결이 내려지는 것에 큰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이상주 부장판사)는 이날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양모 장 씨와 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양부 안 씨의 선고 공판을 연다.


검찰은 앞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장 씨에게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양부인 안 씨에게는 징역 7년6개월을 구형했다.


장 씨는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입양한 딸 정인 양을 상습 폭행·학대하고, 복부에 강한 충격을 가해 숨지게 한 혐의(살인 등)로 구속기소 됐다.

정인 양은 지난해 10월13일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병원에서 치료받던 중 숨졌다. 당시 정인 양은 온몸에 멍이 들고 머리와 복부에 심한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


검찰은 최근 법의학자와 부검의들의 소견 등을 근거로 장 씨가 이미 손상을 입은 상태였던 정인 양의 복부를 사망 당일 강하게 밟아 치명상을 가했다고 결론 내렸다.


정인 양을 입양한 후 수개월간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 안 모 씨./김현민 기자 kimhyun81@

정인 양을 입양한 후 수개월간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 안 모 씨./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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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적 공분이 컸던 사건인 만큼 시민들 사이에선 장 씨에 대해 사형 선고가 내려질지 관심이 쏠리는 한편, 사실상 사형제 폐지 국가인 우리나라에서 사형 선고를 받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한 누리꾼은 "집행도 안 되는 사형은 있으나 마나 한 제도인 것 같다"라며 "구형만 하지 말고 집행을 했으면 좋겠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를 잔인하게 죽음에 이르게 한 범죄자이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집행되지도 않을 사형 선고 내려봤자 무슨 소용이 있나. 사형 집행을 통해서 강력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미국, 일본과 함께 사형제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다. 그러나 사형 집행은 1997년 12월30일 흉악범 23명에 대해 이뤄진 게 마지막 사례로, 지난 20여년간 사형 선고는 내려져도 집행은 시행되지 않았다. 이런 점을 근거로 국제인권기구인 국제앰네스티는 한국을 사형제 폐지 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국내에서 사형제 존폐를 놓고는 여전히 찬반 논쟁이 지속하고 있으며, 헌법재판소는 2년 넘게 사형제도의 합헌 여부를 심리하고 있다. 사형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은 사형 제도가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비인도적인 형벌이며, 국가가 국민의 생명권을 박탈할 권한이 없다고 주장한다.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 '세계 사형 반대의 날'을 맞아 사형제도폐지를 촉구하는 조명 퍼포먼스가 펼쳐지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 '세계 사형 반대의 날'을 맞아 사형제도폐지를 촉구하는 조명 퍼포먼스가 펼쳐지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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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정부는 지난해 2월 '사형제를 존치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법무부는 의견서에서 "사형이라는 제도는 죽음에 대한 인간의 본원적 공포심과 범죄에 대한 응보 욕구가 서로 맞물려 고안된 '필요악'으로 여전히 기능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라며 존치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어 "사형제는 과잉금지 원칙에 반해 헌법상 생명권을 침해하지 않으며 엄격하게 입법 및 선고·집행이 이뤄지는 이상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며 "우리나라 헌법은 사형을 형의 종류로서 인정하는 전제하에 있다고 보는 게 타당하므로 사형을 법정형으로 규정하는 것은 헌법에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사형 집행과는 별개로 피고인 입장에서 사형 선고, 또는 무기징역 등의 판결이 내려지는 것에 큰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지난 1월 한 방송에 출연해 "(사형제는) 97년도 이후로 집행을 안 했고, 집행될 가능성이 없다는 건 일반적인 입장이고, 피고인 측에서 보면 큰 차이가 있다"라며 "무기징역은 여전히 나갈 가능성이 있는데, 사형 선고가 되면 현재로서 출소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형제도라는 것 자체가 갖는 의미. 예컨대 나의 생명권이 국가에 의해서 박탈될 수도 있다, 만약 어떤 정책이 바뀌어서 어느 날 갑자기 사형을 집행하게 된다거나 (할 수 있다)"라며 "그런 불안감이 있기 때문에 피고인 입장에서는 천지 차이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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