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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정권이 우주개발에 소홀했다? 팩트체크 해보니[과학을 읽다]

최종수정 2021.04.12 07:24 기사입력 2021.04.1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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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문재인 정부 들어 우주 개발 예산을 삭감해 놓고 이제와 성과를 챙기려 한다.” vs “이명박 정부때가 더 심했는데 무슨 소리냐.”


지난달 25일 성공리에 끝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1단부 종합연소시험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세계 7대 우주 개발 강국' 도약을 공식 선포하자 진보ㆍ보수 성향 국민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현재 전세계 각국 중 가장 빠른 속도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우주 개발에 대해 진보ㆍ보수 정권 중 어느 쪽의 공이 더 크냐는 게 핵심입니다.

정부의 우주개발 투자에 대한 진보ㆍ보수 측의 주장은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립니다. 주지하다시피 우리나라는 1990년대 중반 이전까지만 해도 정부 차원에서 '우주 개발'에 투자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1996년 4월 우주개발중장기 기본계획을 세우면서 우주 개발에 대한 투자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이후 정부 차원의 우주 개발 투자는 꾸준히 증가합니다.

연도별 우주개발 예산 규모. 출처=우주개발백서(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도별 우주개발 예산 규모. 출처=우주개발백서(과학기술정보통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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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서 보듯 정부의 우주개발 예산은 2001년 들어 1000억원 대를 돌파하는 등 꾸준히 늘어났습니다. 2006년 들어 3000억원대를 돌파합니다. 다만 이명박정부 시절에는 감소했습니다. 말기인 2012년 2000억원대 초반(2억2100만달러)대로 추락합니다. 하지만 박근혜정부 들어 다시 급증하기 시작해 2016년 들어 최초로 7000억원대를 돌파했습니다. 이후 6000억원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선 2018년 6억6200만달러, 2019년 5억9600만달러로 줄었다가 다시 2020년 7억2200만달러(이상 민수 포함)로 늘어나게 됩니다.


올해 들어선 총 6150억원의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데, 우주발사체 '누리호' 개발 사업에 1780억원, 인공위성 개발 3122억원, 달 탐사 및 우주감시 623억원,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구축 3억원, 우주 혁신 생태계 조성 183억원, 우주산업 육성ㆍ일자리 창출 104억원 등에 쓰일 예정입니다. 2020년 기준 1990년대 이후 우주개발 분야에 투자된 금액은 약 7조720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28일 오후 전남 고흥군 봉래면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엔진의 시험 발사체가 흰 연기를 뿜으며 하늘로 치솟고 있다. 이번 엔진 시험발사체는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에 쓰이는 75t 액체엔진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것으로, 총 3단으로 구성된 누리호의 2단부에 해당한다. 시험발사체의 길이는 25.8m, 최대지름은 2.6m, 무게는 52.1t이다./고흥=사진공동취재단

28일 오후 전남 고흥군 봉래면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엔진의 시험 발사체가 흰 연기를 뿜으며 하늘로 치솟고 있다. 이번 엔진 시험발사체는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에 쓰이는 75t 액체엔진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것으로, 총 3단으로 구성된 누리호의 2단부에 해당한다. 시험발사체의 길이는 25.8m, 최대지름은 2.6m, 무게는 52.1t이다./고흥=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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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나라는 2018년 2월 확정된 '제3차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에 따라 우주 개발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0년 초반 우주 개발 예산이 일정 부분 감소ㆍ정체됐던 이유는 러시아의 기술을 일부 도입해 개발하던 우주 발사체 '나로호'의 발사가 계속 실패하면서 성공적으로 완료될 때까지 발사체 분야에 대한 투자가 일정기간 보류됐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또 2012~2016년 동안 급속한 성장세를 보였다가 이후 대규모 사업들이 종료되면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우주개발이 본격화된 후 역대 정권들은 진보 보수 막론하고 나름대로 역할을 했습니다.김영삼 대통령은 처음으로 정부 차원의 우주개발중장기 계획을 토대를 닦았고, 김대중 대통령은 1998년 외환위기의 상황에서도 독자적 우주발사체 개발이라는 결단을 내렸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우주 개발을 법ㆍ제도적으로, 예산을 포함해 제대로 뒷받침해 주는 체계를 마련했습니다. 2005년 우주개발진흥법을 제정해 대통령 국가우주위원회를 설치했으며, 매 5년마다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법제화했고, 2007년 달 탐사 계획을 세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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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명박 대통령 때의 경우 나로호 개발이 잇따라 실패하면서 국민들의 여론이 싸늘해 진 데다 2009년 터진 미국발 외환위기 등의 영향으로 정부 차원의 우주 개발 투자가 시들해졌습니다. 그러나 2013년 나로호 발사 성공 후 박근혜정부는 2013년 우주개발중장기계획을 세워 2040년까지의 장기적인 우주 개발 방향을 세웠습니다. 우주기술산업화 전략, 위성정보활용종합계획 수립 등 세부적인 전략도 만들어졌죠. 다만 당초 2020년 이후로 예정됐던 달 탐사를 무리하게 임기 내로 앞당기려다 현장 과학자들의 반발과 기술적 한계로 결국 늦춰졌던 일이 있어 정치적 외풍 논란이 있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2월 제3차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을 통해 혼선을 겪던 달 탐사 계획을 정비하고 2030년 달 착륙 계획을 천명하는 등 열의를 보이고 있습니다.

진보, 보수 정부 할 것 없이 우주 개발에 대해선 장기적 관점에서 큰 기복없이 투자를 늘리고 법·제도적 토대를 갖추기 위해 노력해 왔다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우주개발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투자는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국위 선양 측면만 강조됐지만, 정부는 앞으로 위성 수출 등 민간 산업 활성화를 통해 실질적인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고,군사 위성ㆍ한국형 위치정보시스템(KPS) 개발 등을 통해 국민들의 안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새로운 우주 개발 투자를 진행한다는 계획입니다.


한국형 달 탐사 상상도.

한국형 달 탐사 상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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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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