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루션리포트] 그들의 창업과 미래 <15> 윤수영 트레바리 대표
독서클럽 기반 커뮤니티 서비스…20~60대까지 누적회원 5만명
"코로나19 때문에 갑자기 오프라인 서비스를 안 하고 온라인에만 집중하지는 않습니다. 지금 해야할 것은 좋은 서비스와 커뮤니티를 만들어 코로나 상황이 마무리됐을 때 성장할 수 있는 내공을 기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시대, 많은 이들 비대면(언택트)만이 살길이라고 하지만 윤수영 트레바리 대표는 달랐다. 코로나19가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했지만 예측하지 못하는 변화로 이끈 것은 아니었던 만큼 서비스의 핵심에 집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독서모임 기반 커뮤니티 서비스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트레바리의 핵심는 '읽고, 쓰고, 대화하고, 친해지기'. 이를 위해서 얼굴을 맞대지 않을 수 없다. 19일 서울 역삼동 '트레바리 강남 아지트'에서 코로나19 시대를 헤쳐온 그의 얘기를 들어 봤다.
윤 대표는 "언택트 서비스도 반응은 좋지만 트레바리가 집중하는 것은 오프라인 비즈니스"라며 "코로나 이전에는 '친해지기'에 초점 맞춰진 클럽들이 있었다면 지금은 지적인 대화와 읽고 쓰는 행위가 만족도에 영향을 많이 주게 됐다"고 말했다. 트레바리의 사용자들은 유료로 운영되는 독서 모임에 참여해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며 월 1회 정기 모임을 갖는다. 많은 과정이 온라인을 통해 이뤄지지만 한 달에 한 번 오프라인 모임은 참여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경험으로 여겨진다. 이를 위해 강남과 종로 두 곳에 모임 장소인 '아지트'도 마련돼 있다. 올해 코로나19가 거세게 확산되던 시기엔 오프라인 모임을 갖지 못하기도 했지만 '연결은 10년 후에도, 20년 후에도 필요하다'는 생각에 윤 대표와 트레바리가 코로나 시대에 맞서 오프라인을 포기할 수 없었던 이유다.
2015년 창업한 트레바리는 처음으로 독서 모임을 사업 모델로 발전시킨 커뮤니티 플랫폼이다. 윤 대표는 "한국에서 비즈니스 모델이 최초로 나오는 일은 많지 않은데 트레바리의 모델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찾기 어렵다"고 했다. 여기에는 윤 대표의 경험이 반영됐다. 그는 포털 기업 다음의 마지막 공채 사원으로 입사해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 과정을 경험했다. 인터넷 비즈니스는 빠르게 모바일로 재편되고 있었고 사회적으로는 세월호 참사가 전 국민에게 충격을 안겼던 때였다. 윤 대표는 "사업을 하면 세상에 도움이 되는 것을 팔고 싶었다"며 "우리 사회에서 교육적인 부분, 개인의 업데이트 방식, 연결 방식 등이 시대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떠올린 것이 독서 모임. 그는 "독서 모임은 재밌지만 운영은 힘들어 모임이 쪼개지는 경우가 많았고 구성원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며 "비즈니스로 접근해 플랫폼 기능을 하면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고 상대적으로 지속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그의 비즈니스 모델은 사용자들의 참여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현재 트레바리에선 200여 개 주제의 약 400개 독서 모임이 열리고 있고 20대부터 60대까지 6000여명의 회원들이 참가하고 있다. 누적 회원은 5만 명에 달하고 코로나19 이전 기준 재등록률은 50%를 상회했다. 각 모임은 주제에 관련한 전문가들이 클럽장을 맡아 토론을 이끌고 있다.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 이영주 전 검사장 등이 클럽장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명망 있는 클럽장 섭외를 위해 윤 대표는 수없이 많은 제안과 만남을 이어 갔다. 그는 "타율이 높았던 것은 아니지만 타석에는 많이 섰다"며 "운이 좋게 응원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오프라인을 중시하지만 온라인 서비스 고도화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트레바리의 과제다. 장기적으로 해외 진출도 구상하고 있다. 윤 대표는 "트레바리의 서비스를 모바일에서 즐길 수 있도록 내년 상반기 앱을 런칭하고 사용자들의 독서 경험 등 모임 안에 머무는 콘텐츠들을 확산하는 방법도 마련할 것"이라며 "도쿄, 싱가포르 등 전 세계 메가 시티에서의 서비스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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