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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여파에 고용보험기금 적자 뻔한데…곳곳에 '재정 누수'

최종수정 2020.08.09 13:46 기사입력 2020.08.09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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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밸일자리 장려금 추경으로 365억 증액
6월말 기준 집행액 75억에 그쳐…불용 예상
혈연·계약직 등 제외 대상에 고용장려금 지급
부정수급, 추가징수액 67억8400만원 달해

12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실직자들을 대상으로 실업급여 설명회가 진행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 위축으로 고용 충격이 심해지며 지난 4월 실업급여 지급액은 9933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12만 9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2.9%(3만2000명) 늘어났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12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실직자들을 대상으로 실업급여 설명회가 진행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 위축으로 고용 충격이 심해지며 지난 4월 실업급여 지급액은 9933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12만 9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2.9%(3만2000명) 늘어났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근로자·사업주가 매달 내는 고용보험료로 재원을 조달하는 고용보험기금 재정에 구멍이 뚫렸다. 실업급여로 매월 1조원 이상 쓰고 있는 가운데 집행률이 낮은 사업 예산을 300억원 넘게 늘리는가 하면, 최근 3년간 고용장려금 부정수급 등으로 징수해야 할 금액이 69억원에 달했다. 또 직업훈련 수료생이 훈련직종과 관련 없는 직종에 취업해도 해당 훈련기관의 취업률 성과로 평가되고 있었다.


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고용보험기금으로 운영하는 '워라밸일자리 장려금' 사업 예산은 지난 3월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추경) 심의 과정에서 365억원 증액된 509억원으로 확정됐다. 고용부가 요구하지도 않은 사업 예산이 늘어나는 건 이례적으로, 여야 간 '밀실 협상'이 이뤄지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소위 논의 과정에서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6월 말 기준으로 워라밸일자리 장려금 집행률은 14%(75억원)에 불과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실업급여 월 지급액이 1조원을 넘어섰고, 고용유지지원금 집행액이 9000억원에 육박한 상황에서 올해 안에 다 쓰지도 못할 사업 예산을 증액한 꼴이 됐다.

갑자기 떠안은 예산 부담에 고용부도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휴원·휴교하는 어린이집, 학교가 늘어나면서 아이돌봄을 위한 반일제 근무를 지원하라는 취지에서 갑자기 예산이 증액됐다"며 "그때부터 부랴부랴 준비를 했지만, 홍보하는 것도 비용의 문제이다 보니 쉽지 않다"고 했다. 워라밸일자리 장려금은 근로시간 단축을 허용한 사업주에게 근로자의 임금감소 보전금 등을 지원하는 제도인데, 사업주가 전자·기계 방식 근태관리 시스템을 반드시 도입해야 하는 점이 집행률이 낮은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고용보험기금 사업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는 건 이 뿐만이 아니다. '2019년 국가결산검사 보고서'에 따르면 고용장려금 부정수급 등으로 재정에 심각한 누수가 발생하고 있었다. 2016~2018년 고용장려금 집행내역을 확인한 결과 사업주 친인척·배우자, 계약직 근로자, 대학생 등 지원제외 대상에 잘못 지급된 장려금과 추가징수액이 67억8400만원에 달했다.


직업훈련을 받은 직종과 관련 없는 직종에 취업하더라도 해당 훈련기관의 취업률 성과로 평가되는 문제도 발견됐다. 2013~2017년 실시한 전체 실업자 훈련 직종별 훈련수료생의 평균 취업률과 관련 직종 취업률의 차이를 분석한 결과, 2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는 직종이 274개(65.2%)에 달했다. 이 중 40%포인트가 넘게 차이 나는 직종도 97개(23.1%)로 나타났다. 더군다나 단순 취업률과 관련 직종 취업률의 차이가 20%포인트를 초과하는 기관의 비중이 2013년 35%에서 2017년 53.1%로 점점 증가하고 있다. 감사원은 "훈련직종과 관련 없는 직종에 취업하더라도 훈련기관의 취업률 성과에 모두 포함돼 성과가 과대 평가되고, 취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 직종의 훈련과정이 실제 인력 수요보다 과다하게 운영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현재 고용보험기금은 법으로 정한 적정 여유자금 규모도 지키지 못하고 있다. 고용보험법에 따르면 정부는 대량 실업이나 고용 불안에 대비해 적정 규모의 고보기금 여유자금을 적립해야 한다. 실업급여 계정은 해당 연도 지출액의 1.5배 이상 2배 미만, 고용안정·직업능력개발 사업 계정은 1배 이상 1.5배 미만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지난해 실업급여계정 적립배율은 0.4, 고용안정·직업능력개발 사업 계정 적립배율은 0.8로 법정 적립배율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고용보험기금 수입은 11조9000억원, 지출은 13조9000억원으로 2조원 가량 적자를 냈다.




세종=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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