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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 억만장자' 브랜슨, 우주선 팔아 항공사 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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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진갤럭틱 지분 2억파운드 포함

12억파운드 규모 구제책 발표


'괴짜 억만장자' 브랜슨, 우주선 팔아 항공사 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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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괴짜'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알짜 계열사인 버진갤럭틱 주식을 처분해 자사 소유의 항공사 구제에 나선다. 당초 영국 정부의 구제금융을 기대했으나 여론 악화 등으로 여의치 않자 스스로 자금을 조달해 항공사 구제에 나선 것이다.

외신들은 브랜슨 회장이 자신의 생일을 맞아 값진 선물을 내놨다고 평가했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버진그룹은 총 12억파운드(약 1조8000억원) 규모의 구제책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미국계 헤지펀드 데이비드슨 켐프너 캐피탈 매니지먼트로부터 조달한 1억7000만파운드와 브랜슨 회장이 소유한 우주 벤처기업 버진갤럭틱 지분을 팔아 조달한 2억파운드가 포함됐다. 이렇게 조달한 자금으로 버진애틀란틱, 버진오스트레일리아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기에 처한 항공 계열사 구제에 나설 방침이다.


버진그룹 항공사들은 올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었다. 버진애틀란틱은 직원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3000명 이상을 감원하는 구조조정을 진행했으며 호주 2위 항공사인 버진 오스트레일리아는 지난달 말 법정관리에 들어간 상태다. 이는 코로나19로 대형 항공사가 파산절차에 들어간 첫 사례로 꼽힌다.

브랜슨 회장은 오는 18일 70세 생일을 앞두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 같은 구제금융 계획에 대해 "괴짜 브랜슨 회장이 스스로에게 주는 값진 선물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자구책을 마련한 것은 기대하던 영국 정부의 지원이 무산된 점이 결정적이다. 브랜슨 회장은 정부가 구제금융을 지원해준다면 자신이 소유한 카리브해 섬을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밝힐 정도로 영국 정부의 지원을 강력히 희망했다.


하지만 억만장자인 브랜슨 회장이 영국 국민이 낸 세금으로 지원받는다는 점에 반대 여론이 거세지면서 구제금융을 받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또 그가 영국을 떠나 해외에 거주한다는 점도 구제금융을 받을 자격이 있냐는 논란을 부추겼다.


지난해 10월 뉴욕증시에 상장한 버진갤럭틱은 시가총액만 39억달러(약 4조7000억원)에 달하는 알짜기업이다. 브랜슨 회장이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 이상의 개인 자금을 쏟아붓는 등 가장 공들여 키웠으며 테슬라 스페이스X, 아마존 블루오리진과 함께 3대 민간 우주탐사회사로 성장했다. 이 때문에 현금 조달이 용이한 유일한 계열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브랜슨 회장은 이미 지난 5월 버진갤럭틱의 지분 매각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버진그룹은 버진갤럭틱 지분 중 최대 2500만주를 매각한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5억달러(약 6100억원) 수준이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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