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국내 연구진이 예쁜꼬마선충과 대장균을 이용해 장내 미생물이 조절하는 새로운 노화기전을 발견했다. 인간의 노화에 장내 미생물이 미치는 영향이나 노인성 질병에 대한 치료법을 찾는데 기여할 연구 결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권은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노화제어전문연구단 박사의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이 숙주의 노화를 조절하는 기전에 대해 밝혀, 최근 국제 학술지인 미국국립과학원회보에 소개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팀은 DNA 구조를 변형시키는 단백질(HNS)이 제거된 대장균에서 유해성 대사 물질(MG)의 양이 감소함을 발견했다. 또 이 대장균을 섭취한 예쁜꼬마선충에서 새로운 노화조절의 경로(TORC2/DAF-16)가 조절됨으로써 수명이 10 ~ 20% 정도 연장됐다는 것을 밝혀냈다.
MG는 활성산소처럼 생체 내 단백질, 유전물질 등의 변형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파킨슨병, 당뇨병 등의 원인으로 지목받는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장내미생물에서 발생한 MG는 숙주의 세포신호전달 경로를 조절해 노화를 조절한다는 새로운 기전이 밝혀진 것이다.
권은수 박사는 "세계 최초로 장내미생물에 의해 특이적으로 조절되는 새로운 노화조절의 경로를 발견했다"며 "이번 연구는 장내미생물에 의한 숙주의 노화 연구모델을 제시하고 장내미생물에 특이적인 노화조절기전을 발견함으로써, 노화에서 장내미생물의 새로운 역할 및 분자 기전을 확인한 것"이라 밝혔다.
그는 이어 "MG는 세포에 비특이적으로 손상을 입힘으로써 유해성을 나타낸다는 통념과는 달리, 숙주 생물의 특정 신호전달인자도 조절한다는 것을 발견했다"라며 "MG를 낮추는 것이 노인성 질병인 당뇨나 신경질환 등 관련 질병의 새로운 치료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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