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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함·물통까지 챙겨갔는데…왜 극단적 선택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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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기도구·휴대전화 지녔지만
현장에 유언 메시지 안 남겨

경찰·소방인력 770명 수색
7시간만에 인명구조견이 발견
현장 검시 타살흔적 없어

前 비서, 성추행 혐의 고소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듯

명함·물통까지 챙겨갔는데…왜 극단적 선택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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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송승윤 기자]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은 9일 오전 10시44분 서울 가회동 시장공관에서 홀로 나왔다. 등에 멘 검은 배낭에는 물통과 명함, 필기도구 그리고 휴대전화가 있었다. 유언이 담긴 메모는 없었다.


9분 뒤 그는 북악산 기슭 와룡공원에 도착했다. 여기까지는 택시로 이동했고 이후에는 산을 향해 도보로 움직였다. 그의 휴대전화 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힌 건 그로부터 5시간 정도 후인 오후 3시49분, 와룡공원에서 2㎞ 정도 떨어진 주한 핀란드대사관저(북악골프연습장 주변)에서였다. 5시간 동안 2㎞ 정도를 이동하면서 박 시장과 통화한 사람이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오후 5시17분께 박 시장의 딸은 '4~5시간 전 아버지가 이상한 말을 하고 나갔는데 전화기가 꺼져 있다'라며 112에 신고했다. 경찰은 오후 5시30분 수색에 착수했고, 12분 뒤 소방도 합류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인력 580명과 실종자 수색용 드론, 수색견ㆍ인명구조견 등을 투입해 오후 9시30분까지 4시간가량 1차 수색을 전개했으나 박 시장을 찾는 데 실패했다.


한 시간 뒤인 오후 10시30분부터 경찰과 소방은 수색 인력을 770여명으로 증원하고 와룡공원, 국민대 입구, 북악팔각정, 북악산 '곰의집' 등으로 구역을 나눠 2차 수색에 돌입했다. 수색 시작 1시간30분 뒤인 10일 0시1분께 소방 인명구조견 '소백이'가 숙정문과 삼청각 중간 북악산 성곽길 산속에서 박 시장의 시신을 찾아냈다. 실종 신고 이후 수색이 이뤄진 지 7시간여 만이었다. 발견 지점은 인적이 드문 곳이다. 경찰은 현장 검시 및 감식을 통해 타살 의혹은 없다고 밝혔다.


경찰 과학수사대원들이 10일 새벽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신을 운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경찰 과학수사대원들이 10일 새벽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신을 운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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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시장의 시신은 오전 3시30분 서울대병원에 안치됐다. 최익수 서울지방경찰청 형사과장은 오전 2시 와룡공원 현장 브리핑에서 "CCTV 분석 등을 통해 (박 시장의) 시장공관에서 발견 장소까지의 동선을 파악하고 있다"며 "향후 변사 사건 처리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최종 통화자를 묻는 취재진에게는 "수사를 해봐야 한다"고 답했다.

박 시장이 사망함에 따라 전직 비서가 경찰에 성추행 혐의로 그를 고소한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된다. 검찰사건사무규칙에 따르면 수사를 받던 피의자가 사망할 경우 검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불기소 처분하게 돼 있다. 경찰에 따르면 박 시장의 전 비서 A씨는 지난 8일 변호사와 함께 서울지방경찰청을 찾아 박 시장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한 뒤 조사를 받았다. 2017년부터 비서로 일한 A씨는 박 시장으로부터 수시로 성추행을 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고소 사건이 극단적 선택의 직접적인 이유인지는 확인된 바 없다. 명함과 물통을 지녔던 박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결심하고 공관을 나선 것인지도 불분명하다. 박 시장이 오후 2시께 지인과 통화한 기록이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는데, 경찰은 "수사를 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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