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 생성 단백질이 '건강한 비만' 일으킨다

피하지방 혈관에서 발현되는 지방산전달인자.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대사적으로 건강한 비만을 유도하는 원리가 밝혀졌다. 고규영 기초과학연구원 혈관연구단 단장의 연구팀은 혈관 생성을 촉진하는 단백질 안지오포이에틴-2가 건강한 지방 축적 작용의 핵심 요소임을 규명해, 관련한 내용을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팀은 건강한 비만을 일어나는 원리를 밝혀냈다. 연구팀은 건강한 비만환자의 피하지방에만 발현하는 물질을 찾기 위해 건강한 비만 환자군과 일반적 비만 환자군을 비교 분석했다. 이 결과 안지오포이에틴-2가 건강한 비만 환자의 피하지방에만 발현하는 유일한 분비 물질임을 발견했다.

실제로 안지오포이에틴-2를 지방세포에서 비활성화시킨 생쥐 모델에서 혈중 지방의 피하지방 축적이 감소했다. 반면 간·골격근·갈색지방 등에 비정상적으로 피하지방이 생기면서 인슐린 기능과 신진대사에 이상이 생기는 것을 관찰했다.

특히 연구팀은 안지오포이에틴-2와 결합하는 인테그린 수용체가 피하지방 혈관에 한해 발현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어 혈관내피세포에서 수용체를 활성화시킨 결과 안지오포이에틴-2에 의한 지방산 전달이 크게 증가했다. 인테그린 수용체에 안지오포이에틴-2가 결합해 지방산전달인자들을 조절함으로써 피하지방으로만 지방을 전달하고 축적(건강한 비만)시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대사적으로 건강한 비만은 일반 비만에 비해 내장지방 축적이 적다. 또 인슐린 저항성 수치, 혈압,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이 낮다. 건강한 비만의 경우 혈중 지방이 주로 피하지방으로 축적되기 때문이다. 반면 일반적 비만의 경우 당 대사기능을 하는 간, 근육 등에 지방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면서 대사합병증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배호성 선임연구원은 "혈관의 대사기능을 조절하여 피하지방에 선택적으로 혈중 지방이 축적될 수 있음을 밝혔다"며 "비만, 당뇨병 등 대사질환 치료에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