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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그날엔…] 20년 전 16대 총선, 우상호-이성헌 6연전의 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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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 출신만 당선됐던 서울 서대문갑 지역구…2000년 총선 이후 운명의 맞대결 이어져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정치, 그날엔…’은 주목해야 할 장면이나 사건, 인물과 관련한 ‘기억의 재소환’을 통해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다는 절기 소서(小暑)인 지난해 7월7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연세로에서 열린 제7회 신촌 물총축제에서 시민들이 물총 싸움을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다는 절기 소서(小暑)인 지난해 7월7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연세로에서 열린 제7회 신촌 물총축제에서 시민들이 물총 싸움을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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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일까, 인연일까. 연세대 동문의 맞대결이 다시 벌어진다. 오는 4월15일 제21대 총선에서 서울 서대문갑 경쟁 구도는 이번에도 ‘우상호 vs 이성헌’이다. 서대문갑은 충현동, 천연동, 북아현동, 신촌동, 연희동, 홍제제1동, 홍제제2동 등을 지역구로 뒀다.

신촌동에 위치한 연세대 출신 동문이 해당 지역의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지난 20년 간 변함 없이 이어져온 사실이다. 서대문갑 유권자들이 특별히 연대 출신들을 우대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해당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들이 공교롭게도 연대 출신이다.


우상호 의원과 이성헌 전 의원은 닮은 듯 다른 정치 행보를 보였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1980년대 뜨거웠던 민주화운동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성헌 전 의원은 1980년대 연대 총학생회장과 민주화추진협의회 기획위원을 지냈다. 우상호 의원은 1980년대 연대 총학생회장과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동우회 회장을 지낸 인물이다.


이성헌 전 의원

이성헌 전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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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갈 길은 달랐다. 이성헌 전 의원은 보수정당에서 정치 경력을 이어갔다. 1996년 제15대 총선에 신한국당 후보로 나선데 이어 한나라당, 새누리당 후보로 16~20대 총선까지 출마를 이어갔다. 지역구는 모두 서울 서대문갑이다.

우상호 의원은 2000년 제16대 총선에 민주당 후보로 총선에 나선 뒤 열린우리당, 통합민주당, 민주통합당, 더불어민주당 등의 후보로 20대 총선까지 나섰다. 지역구는 모두 서울 서대문갑이다.


우상호 의원은 줄곧 민주당 계열 정당에 몸담았는데 그는 강원도 철원 출신이다. 이성헌 전 의원은 줄곧 보수 계열 정당에 몸담았는데 그는 전남 영광 출신이다. 지역은 호남과 강원도로 갈리지만 고등학교와 대학교는 모두 서울에서 나왔다. 우상호 의원은 서울 용문고, 이성헌 전 의원은 서울 명지고를 졸업했다.


두 사람 운명의 맞대결이 시작된 총선은 정확히 20년 전인 2000년 제16대 총선이다. 총선시민연대의 ‘바꿔 열풍’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서울 곳곳은 격전지로 변모했다. 우상호vs이성헌, 이성헌vs우상호의 첫 승부인 16대 총선 서울 서대문갑 지역구가 대표적이다.


두 사람은 당시 한나라당과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맞대결을 펼쳤는데 말그대로 박빙 승부를 펼쳤다. 결과는 이성헌 후보 47.01%, 우상호 후보 45.16%로 나타났다. 이성헌 후보는 3만4623표를 얻었고 우상호 후보는 3만3259표를 얻었다. 승부는 갈렸다. 이성헌 후보는 처음으로 국회의원 배지의 주인공이 됐고 우상호 후보는 훗날을 기약해야 했다.


두 사람이 첫 대결을 벌일 때만 해도 20년 간 맞대결이 이어질 것이라는 것을 상상이나 했을까. 정치인들은 특정 지역을 텃밭으로 가꾸지만 정치 상황 변화에 따라 다른 지역으로 말을 갈아타거나 더 큰 꿈을 위해 지역구를 벗어나기도 한다. 정치인이 특정 지역에 계속 출마하고 싶은 마음이 있더라도 공천을 받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두 사람은 모두 정치적인 환경 변화 속에서 서울 서대문갑 지역구를 벗어나지 않았다. 20년 전 첫 번째 대결 이후 두 사람의 희비는 엇갈렸다. 17대 총선에서는 우상호 후보가 승리하며 처음으로 국회의원 배지를 달게 됐다. 18대 총선은 다시 이성헌 후보의 승리로 끝이 났다.


우상호 의원

우상호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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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총선과 20대 총선은 모두 우상호 후보의 승리로 귀결됐다. 서울은 인구 이동이 심한 곳 중 하나이다. 열심히 표밭 갈이를 하더라도 해당 유권자가 계속 그곳에서 살 것이라고 보장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사람이 바뀌면 표심도 조금씩 바뀌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가장 최근 선거인 2016년 제20대 총선 결과는 어떨까.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54.88%를 얻어 당선됐다. 4만2972표를 얻었다. 이성헌 새누리당 후보는 40.27%를 얻었다. 3만1529표를 얻었다.


우상호 후보는 20대 총선에서 서대문갑 지역구 모든 지역에서 승리를 거뒀다. 충현동과 북아현동에서는 두 후보의 표 차이가 크지 않았다. 우상호 후보는 신촌동과 연희동에서 격차를 벌렸다. 신촌동은 우상호 후보 4883표, 이성헌 후보 2742표로 2000표 이상의 격차가 났다.


연희동은 우상호 후보 1만211표, 이성헌 후보 7549표로 2600표 이상 격차가 벌어졌다. 연희동은 서대문갑 지역구에서 가장 많은 유권자가 있는 곳이다. 21대 총선도 연희동과 신촌동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성헌 전 의원이 이곳에서 선전을 할 것인지, 우상호 의원이 이곳에서 우위를 이어갈 것인지에 따라 여섯 번째 맞대결 주인공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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