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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깃발, 러다이트…타다를 향한 역사의 교훈은?

최종수정 2019.12.09 15:57 기사입력 2019.12.09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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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웅 대표 "타다 금지법, 사실상 붉은 깃발법" 비판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웅 쏘카 대표(왼쪽)와 박재욱 브이씨앤씨 대표가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이 대표와 박 대표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11인승 승합차와 운전기사를 이용해 면허 없이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인 '타다' 서비스를 운영하고 자동차대여사업자로서 법률상 허용되지 않은 유상여객운송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웅 쏘카 대표(왼쪽)와 박재욱 브이씨앤씨 대표가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이 대표와 박 대표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11인승 승합차와 운전기사를 이용해 면허 없이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인 '타다' 서비스를 운영하고 자동차대여사업자로서 법률상 허용되지 않은 유상여객운송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이진규 기자] "말들이 투표권을 가지고 있었다면 자동차는 없었을 것이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의 저서 '늦어서 고마워'에 나오는 구절이다. 혁신기술에 대한 기득권의 저항이 결국 혁신기술의 등장을 막거나 늦출 수 있다는 점을 비판한 내용이다.


이 말은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도 언급했다. 지난 5월 이재웅 쏘카 대표와 갈등이 빚어질 무렵이었다. 이 대표가 소셜미디어서비스(SNS)를 통해 정부와 택시업계를 비난하자 최 전 위원장은 "금융위 소관은 아니지만 타다와 택시업계 갈등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상당히 무례하고 이기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대표를 비판했다. 이를 계기로 두 사람간의 갈등이 표면화하자 최 전 위원장은 "말들에게 투표권을 주었다면 자동차는 없었을 것"이라는 구절을 인용하며 혁신을 강조하면서도, 이 대표에게도 협상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말들이 투표권…"은 권력싸움 의미 = 타다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수개월째 '현재진행형' 상태로 벌어지고 있다. 그동안 '타다 금지법'을 비판해오던 이 대표는 최근 '붉은 깃발법'을 언급하고 나섰다. 그는 8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서 "새로 바뀌는 법은 '대여자동차 기사 알선'을 하려면 11~15인승 승합차에 한해 가능했던 법을 개정해 11~15인승 차량도 관광객에 한해 6시간 이상 혹은 공항, 항만 출발·도착하는 경우에 탑승권을 확인한 후에만 제공하도록 돼 있다"며 "타다를 사실상 운영할 수 없도록 하는 붉은 깃발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3월 이뤄진 카카오카풀과 택시업체간의 대타협은 사회적대타협이라고 선전하지만, 카풀은 아침·저녁 2시간만 가능하도록 하는 붉은 깃발법이 만들어져 카풀 서비스는 사실상 없어졌고, 택시 요금은 20%올랐다"며 "그 거짓 대타협으로 국민 편익이 증가한 부분이 어디 있고, 요금이 오른 만큼 택시 서비스가 좋아졌나"라고 지적했다.

◆'붉은 깃발'과 '러다이트'…역사의 교훈은 = 이 대표가 언급한 붉은 깃발법은 1865년 영국에서 제정돼 1896년까지 무려 30여 년간 시행된 세계 최초의 도로교통법인 동시에 시대착오적 규제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영국은 마차 산업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자동차의 최고속도를 도심에서 시속 3km로 제한하고 마차가 붉은 깃발을 꽂고 달리면 자동차는 그 뒤를 따라가도록 하는 붉은 깃발법(적기조례)을 만들었다. 붉은 깃발법이 30여 년간 유지되면서 영국 소비자들의 자동차 구매 욕구를 감소시키는 원인이 됐다. 이 같은 규제로 영국은 자동차 산업을 가장 먼저 시작하고도 자동차 산업의 주도권을 독일과 미국 등에 내주게 됐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번 타다 논란이 1811∼1817년 영국의 직물공업지대에서 일어났던 기계파괴 운동인 이른바 '러다이트 운동'과도 맥을 같이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차 산업혁명 시대 당시 방직기가 등장하자 일자리를 빼앗길 것을 우려했던 기존의 제조직공들은 대규모 기계파괴 운동을 벌였다. 김문겸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는 "정치권이나 정부가 기득권의 눈치를 너무 보고 있다"며 "일단 신사업을 할 수 있게 한 뒤 그 이후 나오는 장단점을 규제해야지 사전적으로 신사업을 불법이라고 막으면 국내에서 창조적 공유경제는 나올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진규 기자 j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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