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임대주택, 그 안의 삶③]주거와 복지 결합…임대주택의 질 높여야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독거노인·장애인·새터민 등
상당수가 사회적 취약계층
치매안심센터 등 건립
안정적 거주에 도움 필요

사회적 인격장애 이웃도
정부 시스템 먼저 갖춰져야
공동체 돌봄 기능 효과 발휘

[임대주택, 그 안의 삶③]주거와 복지 결합…임대주택의 질 높여야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김유리 기자, 최동현 기자] 서울 강서구 소재 영구임대주택에 거주하는 A씨. 그는 평소 이웃과 말을 섞는 것을 싫어했다. 주민들이 다가가면 과민반응하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반 사회적 인격장애의 유형이었다. 하지만 이웃들의 꾸준한 설득으로 단지 가까이에 있는 평생교육원에 나가게 됐고, 현재는 일상 생활이 어렵지 않을 정도로 사회성을 회복했다.


날이 쌀쌀해진 10월의 오후 서울 강서구와 노원구, 경기 성남시 분당구 일대에서 만난 공공임대주택 주민들은 이웃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문제를 일으키는 이들을 경계하면서도 이웃은 혐오의 대상이 아닌 정을 나눠야 할 상대라는 얘기를 하며 서로 고개를 끄덕였다.

현장에서 만난 사회복지사들도 각종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사람이 주변의 도움으로 회복해가는 과정을 여러 번 목격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단순 이웃이 관심을 가져주는 것을 넘어 국가가 마련한 일자리나 교육시스템과 연계시킬 경우 그 효과가 더 크다. 정부의 법적ㆍ제도적 시스템이 먼저 갖춰져야 공동체의 자율적 돌봄ㆍ관리기능이 더욱 큰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는 얘기다.


중계동의 한 영구임대주택 관리소장 양모씨는 "주민자치위원회만 제대로 작동하더라도 많은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지만 퇴거시키거나 복지센터로 보내는 등의 강제력이 없어 꾸려지지 않고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누구도 나서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28년 동안 중계동 임대주택에 거주해온 이모씨도 "주민 개인이든 단체든 권한이 없어 총대를 메고 나설 수 없다"며 "시스템만 갖춰진다면 이웃을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나서려는 사람도 훨씬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11년간 중계동 임대주택에 거주해온 오모씨는 "정신질환을 치료 할 수 있는 시설과 시스템을 미리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스템으로의 접근성을 높여 관리의 질을 개선한 사례도 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영구임대아파트 '분당한솔7단지'는 보다 체계적으로 주민들의 안정적 거주를 돕는다. 이곳에는 단지 내 부지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무상으로 공급하고 지자체가 다양한 복지센터를 운영하는 형태를 구축했다. 1420가구 규모로 1994년 입주를 시작한 이 단지는 이듬해 사회복지법인에 위탁해 운영하는 종합사회복지관을 열었다. 2015년에는 주거복지동(248가구)을 신규 건립한 데 이어 LH가 내어준 같은동 상가에 지자체가 올해 8월 말 치매안심센터를 개관했다. 이 센터에서는 2개월여만에 700여명의 노인이 치매판정을 받아 병원을 비롯한 치료기관을 찾을 수 있었다.

이 단지의 노인 가구는 754가구. 그 중 574가구가 독거노인이며, 장애인(30명)이나 새터민(62명) 등 상대적으로 고립된 입주민도 많이 거주중이다. 관리가 가능한 시설을 가까이 둬 보다 효율적으로 복지 시스템으로 유입시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그 중추적인 역할을 할 주거복지사도 지난 2월부터 파견돼 근무하고 있다.


다만 입주민 위주의 관리와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 단지에 파견된 사회복지사 고모씨는 "지자체가 운영하고있는 센터의 경우 외부 주민들에게 열린 공간이다 보니 취약계층인 입주민들에 대한 집중적인 관리에 오히려 소홀해질 수 있다"고 우려의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국내이슈

  • 때리고 던지고 휘두르고…난민 12명 뉴욕 한복판서 집단 난투극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해외이슈

  • [포토] '벌써 여름?'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포토PICK

  •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