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조만간 자국 기업과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간 일부 거래를 허용하는 수출허가 면허를 발급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이 경우 이번 주 워싱턴DC에서 재개되는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미중 간 긴장이 대폭 완화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뉴욕타임스(NYT)는 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화웨이에 대한 일부 거래에 그린라이트를 켰다'는 제목으로 이같은 행정부 방침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 진행된 회의에서 자국 기업을 대상으로 화웨이와 거래할 수 있게끔 수출허가 면허를 발급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현지언론들에 따르면 8월 말을 기준으로 트럼프 행정부에 접수된 면허 발급 신청 건수는 100건 이상으로 파악된다.
올 상반기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린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진행된 미·중 정상회담 이후 수출허가 면허를 통해 제재를 완화키로 합의했었다. 하지만 양국 간 갈등이 다시 고조된 지난 8월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 등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하며 이를 전면 유예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화웨이를 미·중 무역전쟁 지렛대로 삼고 있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NYT는 트럼프 행정부가 수출허가 면허를 승인하기로 결정한 것이 양국 간 무역협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류허 중국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협상단은 10~11일 워싱턴 DC를 찾아 미국 협상단과 회담한다. 당장 오는 15일부터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 부과가 예고된 가운데 약 두달만에 고위급 대면협상이 재개되는 것이다.
다만 같은 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당초 이틀로 예정됐던 고위급 협상이 하루로 단축돼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지난 7일부터 열린 실무협상에서 진전을 보지 못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양국은 기업제재에서부터 비자발급 제한까지 최근 보복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이 ▲미국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제 금지 ▲지식재산권보호 ▲산업보조금 지급관행 근절 ▲환율조작 금지 ▲농산물ㆍ서비스 시장개방 ▲무역합의 이행강제 체제 확립 등을 핵심 협상의제로 삼는 반면, 중국은 추가 관세 무효화를 전제로 미국산 농산물 수입 등 비핵심쟁점에서만 이른 바 '스몰딜'을 이루려는 의지가 강하다고 주요 외신들은 전했다.
한편 백악관은 CNBC에 "류 부총리의 일정이 변경된 사실을 현 시점에서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미국측 고위 당국자는 이번 고위급 회담에서 진전이 있을 지를 묻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정확한 입장을 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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