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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건국70주년]①식어가는 고속엔진…'중국몽' 드라마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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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건국70주년]①식어가는 고속엔진…'중국몽' 드라마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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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조국의 위대한 부흥을 믿는다." "중국의 발전 전망은 무한대로 낙관적이다."

2009년 10월1일. 베이징 톈안먼 성루에 오른 당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이같이 선언하며 중화민족의 부흥이라는 '중국몽(中國夢)'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과시했다. 1949년 마오쩌둥이 신중국 건국을 선포한 지 60주년을 맞은 날이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나 신중국 건국 70주년을 맞은 중국은 표면적으로는 전례 없는 축제 분위기다. 건국절을 앞두고 오성홍기로 뒤덮인 베이징 시내는 국경절 행사 준비로 잔뜩 들떠있다.

하지만 중국의 꿈은 안팎으로부터 거대한 도전에 위협받고 있다.


10년 전 중국은 '세계의 공장'을 자처하며 금융위기로 휘청거리는 글로벌 경제의 구원투수로 나섰다. 이후 가파른 성장을 바탕으로 미국을 위협하는 주요 2개국(G2) 지위를 확고히 다졌지만 다시 닥치고 있는 전 세계적 경기 침체로 고속 성장의 엔진이 급격히 식는 분위기다. 여기에 고도 성장의 바탕이 됐던 경제ㆍ사회 시스템이 곳곳에서 균열을 일으키고 있는 데다 미국과의 무역전쟁까지 겹치면서 중국 경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시선에서 10년 전의 낙관론은 찾아보기 힘든 분위기다.


◆미 패권과 정면충돌하는 '중국몽'= 1978년 덩샤오핑의 개방개혁 이후 40여년이 흐른 지금 중국은 유일하게 미국의 패권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경쟁자의 반열에 올랐다. 14억 인구를 등에 업고 '세계의 공장'을 넘어 '세계의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 경제가 미국을 추월하는 것은 단지 시간 문제일 뿐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연초 스탠더드차타드 은행은 보고서를 내고 물가를 고려한 구매력평가지수(PPP)를 기준으로 한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2030년께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일부 지표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이미 미국을 앞서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세계성장 기여도는 27.5%로 세계 1위다. 개혁개방이 시작된 1978년 당시만 해도 3.1%였던 것을 감안하면 드라마틱한 성장세다. 전 세계 무역의 11.8%에 해당하는 4조6200억달러의 상품 무역 규모를 자랑하는 세계 최대 무역국이기도 하다.


급격히 커진 위안화 파워를 앞세운 중국의 외교적 영향력도 급격하게 확대되고 있다. 신중국 출범 초기 18개 국가에 불과했던 수교국은 70년 만에 10배인 178개국으로 늘었다. 덩샤오핑 당시 도광양회(韜光養晦ㆍ때를 기다리며 실력을 기름)를 내세우며 안으로 힘을 기르는 데 집중했던 외교 정책은 2013년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이후 180도 바뀌었다. '분발유위(奮發有爲ㆍ떨쳐 일어나 해야 할 일을 한다)'를 내세운 중국은 노골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흔들리는 경제…글로벌 경제 리스크로= 하지만 이 같은 자신감과 달리 중국은 외부는 물론 내부적으로도 크고 작은 위협에 직면해 있다. 시 주석 집권 이후 본격화한 굴기는 미국의 전방위적 견제에 직면해 있다. 특히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경제ㆍ외교 정책은 중국 경제를 코너로 몰고 있다.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미국과의 무역전쟁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맞물리면서 중국의 경제성장 속도를 눈에 띄게 떨어뜨리고 있다. 2015년 7%대 성장률이 무너지며 '바오치(保七ㆍ7%대 성장률)' 시대가 막을 내린 지 불과 4년 만에 중국 경제는 이제 '바오류(保六ㆍ6%대 성장률)' 사수마저 힘겨운 모습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는 최근 분석에서 미국이 전체 중국산 제품에 30%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중국 GDP가 올해 6.0%, 내년 5.4%로 하락할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 1분기와 2분기 성장률이 각각 6.4%, 6.2%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3분기부터 성장률이 5%대로 떨어진다는 의미다.


중국 경제를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시선도 기대에서 우려로 바뀐 지 오래다. 가뜩이나 허약해진 글로벌 경제에 세계 최대 무역국인 중국의 경기 둔화가 가져올 파급효과 때문이다. 최근 크리스틴 라가르드 차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미ㆍ중 무역전쟁이 글로벌 경제의 '크고 어두운 구름'이라고 표현한 것은 이 같은 시선을 대변한다. 더 이상 중국은 10년 전의 구원투수가 아니라 시장의 최대 리스크 요인이 된 것이다.


내부적으로도 중국 경제는 고속성장의 후유증을 앓고 있다. 성장 과정에서 확대된 빈부격차로 급격히 치솟은 지니계수(2017년 말 0.465)와 빠른 고령화는 중국 경제의 미래를 더욱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소득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한 것을 의미하며 이 지수가 1이면 한 사람이 모든 소득을 가져가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은행(WB)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 경제가 신성장 동력 육성, 혁신 촉진, 시장 경쟁 강화 등과 같은 고강도 개혁을 하지 않을 경우 2030년대 연평균 경제 성장률이 1.7%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기도 했다.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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