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차장 칼럼]한국에서 유턴기업이 드문 이유는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규제가 많이 개선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한국은 기업하기 힘든 곳이란 인식이 강합니다. 외국인 투자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다시 돌아오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근 국내로 돌아오는 '유턴기업'이 미국, 일본 등 다른 국가에 비해 현저히 적은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국내 기업 환경이 먼저 조성돼야 해외로 나간 기업들이 유턴할 수 있단 얘기다.

이는 미국만 봐도 쉽게 납득이 간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 2017년 이후 법인세 인하, 감세정책 등 기업 친화정책과 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한 자국 기업 보호 등으로 크게 늘었다. 미국 내 유턴 기업 수가 2010년 95개에서 2018년 886개로 증가했다. 10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유턴 기업 사례는 드물다. 2013년 12월 해외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유턴법) 시행 후 2014~2018년에 국내로 돌아온 기업은 52개사로 집계됐다. 미국과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관련법이 시행됐음에도 한국으로 돌아온 기업은 찾기 쉽지 않다.


유턴 기업이 중요한 건 일자리 창출 때문이다. 미국은 2013년 유턴 기업의 고용창출효과가 외국인직접투자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2017년엔 미국 제조업 신규 고용(14만9269명)의 55%를 유턴 기업이 차지했다.

실제 2010~2018년 상반기까지 유턴 기업이 만든 신규 일자리는 애플 2만2200여개, 제너럴모터스(GM) 1만3000여개, 보잉 7700여개 등이다. 반면 한국은 2014년부터 2018년 11월까지 5년간 유턴기업의 신규 고용이 총 975명으로, 연평균 195명에 그쳤다.


물론 미국과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 차이가 크고 수출입 산업구조가 달라서 양국 간 단순 비교가 어려울 수 있다. 수입이 많은 구조인 미국이 한국보다 해외 진출 기업들이 돌아올 기회가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정부의 규제 개선과 기업의 의지다. 미국에선 법인세 감면이 기업들이 돌아오게 한 가장 큰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미국에선 중국 임금상승과 지식재산권(IP) 문제, 소비자들의 미국산 제품 선호 등이 영향을 끼쳤으며 특히 법인세 감면이 주요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의 유턴 의지도 필요하단 지적도 나온다. 기업들이 해외생산에서 유지비용, 운송비용 등 숨은 비용을 찾아내 결과적으로 해외생산이 비용절감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현실은 미국과 다르다. 정부는 규제개혁 의지가 있다고 하지만 현실은 공정경제, 혁신성장 성과 내기에 급급하다. 투자 활성화를 위한 규제 개선보다 공정경제가 우선시되고 있단 얘기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현재 국회에 계류된 유텁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해외에 나간 우리 기업들이 돌아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포토] 외국인환대행사, 행운을 잡아라 영풍 장녀, 13억에 영풍문고 개인 최대주주 됐다 "1500명? 2000명?"…의대 증원 수험생 유불리에도 영향

    #국내이슈

  • "화웨이, 하버드 등 美대학 연구자금 비밀리 지원" 이재용, 바티칸서 교황 만났다…'삼성 전광판' 답례 차원인 듯 피벗 지연예고에도 "금리 인상 없을 것"…예상보다 '비둘기' 파월(종합)

    #해외이슈

  • [포토] '공중 곡예' [포토] 우아한 '날갯짓' [포토] 연휴 앞두고 '해외로!'

    #포토PICK

  • 현대차 수소전기트럭, 美 달린다…5대 추가 수주 현대차, 美 하이브리드 月 판매 1만대 돌파 고유가시대엔 하이브리드…르노 '아르카나' 인기

    #CAR라이프

  • 국내 첫 임신 동성부부, 딸 출산 "사랑하면 가족…혈연은 중요치 않아" [뉴스속 용어]'네오탐'이 장 건강 해친다?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