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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한 詩] 나무들/권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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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나무 사이 나무의 풍경이 있고 나무의 풍경과 나무의 풍경 사이 나무의 노래가 들린다 나무의 노래와 나무의 노래 사이 나무의 붉음이 있고 나무의 붉음과 나무의 붉음 사이 나무의 손길이 있다 나무의 손길과 나무의 손길 사이 나무의 바람이 있고 나무의 바람과 나무의 바람 사이 나무의 눈물이 있다 나무의 눈물과 나무의 눈물 사이 나무의 죽음이 있고 나무의 죽음과 나무의 죽음 사이 나무의 그림자가 있다 나무의 그림자와 나무의 그림자 사이 나무의 발자국이 있고 나무의 발자국과 나무의 발자국 사이 나무의 귀가 있다 나무의 귀와 나무의 귀 사이 나무의 잎사귀가 있고 나무의 잎사귀와 나무의 잎사귀 사이 나무의 구멍이 있다 나무의 구멍과 나무의 구멍 사이 나무의 겨울이 있고 나무의 겨울과 나무의 겨울 사이 나무의 빛이 있다 나무의 빛과 나무의 빛 사이 나무의 고독이 있고 나무의 고독과 나무의 고독 사이 나무의 눈이 있다


[오후 한 詩] 나무들/권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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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를 읽는 방법은 여러 가지이겠지만, 그중 하나는, 아니 내가 생각하기에는 이것이 가장 기본적인 것인데, 일단 시인이 낸 길을 가만히 따라가 보는 것이다. 그리고 이리저리 헤아려 보는 것이다. 예컨대 "나무와 나무 사이"에 "나무의 풍경"이 있다고 적혀 있으면 우선 먼저 그렇게 생각해 보는 것이다. 분명 어떤 풍경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풍경 사이엔 시인의 말처럼 "나무의 노래"가 있을 것이다. 그 노래는 새소리일 수도 있고, 잎사귀를 건너는 바람 소리일 수도 있다. 또한 그 노래들 사이로 붉은 해가 뜨고 지고 했을 것이고 꽃이 피고 낙엽이 지고 그랬을 것이다. 이렇게 이 시를 쭉 따라 읽다 보면 '나무' 대신 '사람'이라고 새겨 읽어도 될 듯하다. 채상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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