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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배터리사 손잡는데…韓 배터리 업계는 소송전에 '치킨 게임'

최종수정 2019.06.10 15:39 기사입력 2019.06.10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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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SK·LG 맞소송 치킨게임"

SK이노 "LG, 근거없는 발목잡기 사업가치·국익 등 보호차원"


中 CATL- 日 도요타 합작

도요타는 파나소닉과도 협업

전기차 배터리시장 선점 나서

국내 양사 싸움에 주도권 상실 우려


글로벌 배터리사 손잡는데…韓 배터리 업계는 소송전에 '치킨 게임'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권재희 기자]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됐다. 국내 전기차 배터리(2차전지) 업계 1위인 LG화학 이 지난 4월30일 3위 업체인 SK이노베이션 을 상대로 핵심기술 침해 혐의로 소송을 낸 지 한달여 만에 맞소송이 제기된 것이다. 중국과 일본 등 국내 전기차 배터리 경쟁 업체들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 패권을 잡기 위해 기술 개발과 배터리 생산량 확대 등을 놓고 다른 배터리ㆍ완성차 업체들과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업계에선 SK와 LG가 미래 성장 사업을 놓고 '치킨 게임'을 한 결과라고 비판한다. SK와 LG의 법적 소송 대결이 자칫 전기차 배터리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 맞소송 제기= "끝까지 가겠다", "묵과할 수 없다", "강경대응 하겠다".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을 상대로 맞소송을 하면서 표현한 말이다. SK이노베이션의 맞소송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엿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경고에서 행동으로 돌아서게 된 배경에 대해 근거없는 발목잡기가 지속돼 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소송당할 이유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고객과 구성원, 사업가치, 산업생태계 및 국익 등 5가지 보호가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 이다.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간 소송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1년에도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배터리 분리막(LiBS) 사업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지만 원고측인 LG화학이 1, 2심에서 패소한 바 있다. 이후 양측은 합의종결했다.


LG화학 측은 SK이노베이션의 맞소송에 대해 이날 오전까지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LG화학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조사 개시를 한 만큼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9일(현지시간) ITC는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2차 전지 관련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대해 조사 개시를 결정한 바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경쟁사의 부당한 영업비밀 침해 내용이 명백히 밝혀지길 바란다"며 "SK이노베이션에 국내 법원에서 제기한 소송에 대해서는 내용을 보고 입장이나 대응 전략을 짤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합종연횡중 = 중국, 일본, 유럽 등의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은 최근 글로벌 패권을 잡기 위해 합종연횡에 나서고 있다. 이들 배터리 업체가 다른 완성차 업체와 연합전선 구축을 통해 매년 40%씩 성장하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 장악력을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실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업계 1위인 중국 CATL사는 일본 도요타자동차와 손을 잡는다. CATL은 도요타의 중국 판매 전기자동차에 대해 리튬이온 배터리를 공급하고, 양사가 차량용 배터리의 품질 향상과 규격의 공통화, 리사이클 등 폭넓은 분야에서 협업할 계획이다. 도요타는 이와함께 중국 전기차 메이커 BYD와도 공급 부문에서 협력한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2위인 일본 파라소닉은 도요타와 협업을 통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올해 초 도요타는 파나소닉과 각각 51%, 49% 지분을 가진 배터리 합작사를 설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글로벌 완성차 생산 1위 업체인 폭스바겐은 스웨덴 배터리 업체인 노스볼트, 양극재 생산업체인 유미코어 등과 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자국 배터리 업체간 싸움에 경쟁력은 = 한국은 내부 출혈으로 경쟁력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경쟁업체간 법적 분쟁 격화로 글로벌 경쟁력이 뒷걸음질 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완성차ㆍ배터리 업체들이 글로벌 배터리 시장 주도권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배터리 사업의 급속한 성장, 경쟁 국가의 추격, 유럽의 배터리 동맹 등으로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미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시장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다"며 "경쟁기업도 정정당당한 선의의 경쟁으로 산업 생태계를 키워 시장확대에 대응해 나가는 것이 훨씬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LG화학의 입장은 다르다. LG화학은 "오랜 연구와 막대한 투자로 확보한 핵심기술과 지적재산권을 보호하는 것이 진정한 국익을 위하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계에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2011년 처럼 양사간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중국, 일본 등 전기차 배터리 주도권 잡기에 완성차-배터리 업체간 합종연횡은 물론 정부차원의 지원까지 나서고 있다"며 "중국 기술력 역시 한국 턱밑까지 추격해오고 있어 내부출혈 장기화되면 배터리 주도권 잃는건 시간문제인 만큼 양사간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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