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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그날엔…] ‘녹색돌풍’ 토대는 호남 압승? 깜짝 놀랄 서울의 대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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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정당 득표율 국민의당이 더불어민주당 앞서…경기도 지역구 의원 40대0, 정당 득표율 정반대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정치, 그날엔…’은 주목해야 할 장면이나 사건, 인물과 관련한 ‘기억의 재소환’을 통해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정치, 그날엔…] ‘녹색돌풍’ 토대는 호남 압승? 깜짝 놀랄 서울의 대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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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간에 생긴 새 정당이 이만큼 국민적 지지를 얻은 경우가 우리나라 헌정사에 없었다.” 이상돈 의원은 2016년 4월15일 공동 선대위원장 감사장 수여식에서 북받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기쁨과 감격의 눈물은 자연스러운 결과물이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선거결과, 단순히 의석수의 많고 적음을 넘어 한국 정치 역사상 최대 이변 중 하나로 기록될 ‘디테일’이 숨어 있었다. 20대 총선 ‘녹색돌풍’의 주인공, 국민의당에 대한 얘기다.


국민의당은 호남에서 압승을 거뒀다.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라는 반응도 있었지만 기대 이상의 대승이었다. 광주광역시 8명의 국회의원 당선자 전원이 국민의당 소속이었다. 전라북도는 10명 중 7명, 전라남도는 10명 중 8명이 당선됐다.


호남의 맹주를 자처하던 더불어민주당은 참담한 패배를 당했다. 호남은 가는 곳보다 국민의당을 상징하는 녹색 깃발이 펄럭였다. 이른바 호남 민심이 민주당을 심판한 선거, 20대 총선을 그렇게 이해하는 사람이 많다.

실제로 의석수를 기준으로 본다면 그런 해석도 무리는 아니다. 민주당은 당시 지역구에서 110명의 국회의원 당선자를 내면서 원내 제1당의 입지를 다졌다. 새누리당은 105명에 머무르면서 원내 제2당의 위기에 몰렸다. 국민의당은 호남 승리를 바탕으로 25명의 당선자를 냈다.


‘국민의당=호남당’이라는 등식이 생겨났지만 깜짝 놀라운 선거결과의 디테일은 지역주의 색채가 가장 덜하다는 수도권 선거에서 나왔다. 민주당은 서울 49개 지역구 선거 중 35개 지역에서 승리했다. 경기도 60개 지역 중 3분의 2에 해당하는 40곳에서 승리했다. 인천도 13곳 중 절반이 넘는 7곳의 당선자를 배출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송기석 광주 서구갑 후보, 광주 광산을 권은희 후보, 광주 서구을 천정배 후보, 김동철 광주 광산갑 후보, 최경환 광주 북구을 후보, 광주 북구갑 김경진 후보.

사진은 왼쪽부터 송기석 광주 서구갑 후보, 광주 광산을 권은희 후보, 광주 서구을 천정배 후보, 김동철 광주 광산갑 후보, 최경환 광주 북구을 후보, 광주 북구갑 김경진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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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이 국민의당을 선택한 것과 달리 수도권 민심은 민주당을 선택한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국민의당은 경기도와 인천에서 단 한 명의 당선자도 배출하지 못했다. 서울에서만 2명의 당선자를 배출했다.


호남 지역주의를 앞세운 정당이 해당 지역에서만 선전한 것일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은 정치 전문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놀라운 결과물을 내놓았다.


민주당 후보들의 압승으로 끝난 서울에서 민주당의 정당 득표율은 3위에 머물렀다. 민주당은 25.93%로 30.82%를 얻은 새누리당에 뒤졌다. 20대 총선과 2017년 대통령선거, 지난해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서울 압승을 거둔 것을 고려한다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결과다.


민주당이 서울에서 3위를 기록한 이유는 국민의당 돌풍과 무관하지 않다. 국민의당의 서울 정당 득표율은 26.73%에 달했다. 서울에서 국민의당 득표율이 민주당보다 높았다는 얘기다.


지역구는 민주당 후보를 찍은 사람 중에서도 정당 비례대표 선거는 국민의당을 선택한 사람이 적지 않았다. 지역구 의원 숫자만 본다면 서울 민심이 민주당을 선택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략적인 선택을 했다는 얘기다.


서울의 특이한 사례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지만 대한민국 최대 인구를 보유한 경기도도 마찬가지였다. 경기도에서 국민의당은 26.96%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민주당은 26.83%에 머물렀다. 민주당은 40명의 경기도 지역구 의원을 배출했고 국민의당은 단 한 사람도 뽑히지 않았지만 정당 득표율은 오히려 국민의당이 앞섰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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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민심의 풍향계로 평가받는 인천은 어떨까. 인천에서 민주당은 과반 정당이 됐지만 정당 득표율은 25.43%로 26.87%를 얻은 국민의당에 뒤졌다. 서울과 경기, 인천까지 수도권 모든 지역에서 민주당 정당 득표율은 3위에 머물렀다. 국민의당은 2위를 기록했다.


국민의당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2017년 5월 조기 대선에서 국민의당 소속 안철수 후보가 3위를 차지한 이후 사실상 소멸의 길을 걸었다.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은 현재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으로 갈라져 있다.


국민의당이 20대 총선에서 정치개혁의 비전을 보여줬는지는 의문이다. 그럼에도 국민의당을 선택한 사람이 많았다는 것은 민주당과 새누리당(현재 자유한국당) 양당 체제에 대한 개편과 변화에 대한 기대심리가 반영된 결과다.


한국 정치에서 제3당의 선전 가능성을 확인시켜준 선거, 20대 총선은 정치사에 여러 메시지를 전했다. 특히 민주당이 서울 정당 득표율에서 국민의당에 밀렸다는 사실은 정당 관계자들과 정치 전문가들에게 시사점을 남겼다.


선거 예측이 얼마나 허망한지, 민심의 흐름이 얼마나 무서운지, 현실에 안주하는 정당은 언제든 버림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결과다. 주요 정당이 21대 총선을 1년 여 앞둔 상황에서 민심의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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