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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①꿀벌 멸종하면, 인류는 4년내 멸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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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과 벌집.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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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알버트 아인슈타인은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도 4년내 멸망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꿀벌은 꽃의 암술과 수술 사이를 오가며 식물의 번식을 돕는데 전 세계 곡물의 75%가 꿀벌의 도움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십수년간 꿀벌의 개체수가 급격히 줄면서 세계적인 식량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경고도 잇따라 나오고 있지요.

실제로 아인슈타인이 한 말인지, 꿀벌로 인한 인류의 위기를 부각시키기 위해 후대에서 각색한 말인지는 모르지만 꿀벌 멸종으로 인한 인류의 식량 위기설은 나름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우선 꿀벌의 멸종이 다가왔다는 가설은 사실일까요? 전 세계의 꿀벌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미국의 경우 2006년부터 벌이 떼죽음을 당하기 시작해 최근 10년간 개체수가 40% 가량 감소했다고 합니다. 이런 현상은 미국 뿐 아니라 북미의 캐나다와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 프랑스나 영국 등 유럽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현상입니다.


유럽은 1985년에 비해 25%가 줄었고, 영국은 2010년 이후 45% 정도 꿀벌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과학자들은 꿀벌들이 사라지는 이런 현상을 '벌집군집붕괴현상(Colony Collapse Disorder, CCD)'이라고 합니다. 꿀과 꽃가루를 채집하러 벌집을 나선 벌들이 집으로 돌아오지 않아 유충과 여왕벌이 폐사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국내에서는 꿀벌 감염병인 '낭충봉아부패병'이 확산돼 양봉 농가들이 큰 피해를 입기도 했습니다. 낭충봉아부패병은 육각형의 벌방 속에서 자라는 꿀벌 애벌레의 소화기관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질병으로 치료제가 없는 치사율 90%의 질병입니다. 벌방 뚜껑이 쭈글쭈글해지고 감염된 애벌레는 부어오르면서 죽는다고 합니다.


많은 과학자들이 CCD 등 꿀벌의 질병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매달렸습니다. 바이러스나 곰팡이, 응애가 원인으로 꼽히기도 했고, 휴대전화의 전자파·농약 탓이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네오니코티노이드(neonicotinoid)'라는 농약이 CCD의 원인으로 주목받자 유럽연합(EU)은 이 농약 3종을 벌과 접촉이 없는 온실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제했습니다. 야외에서 사용하지 못하게 한 것이지요.

꿀벌이 매화에 푹빠져 꿀을 채취하고 있는 모습. [사진=아시아경제DB]

꿀벌이 매화에 푹빠져 꿀을 채취하고 있는 모습.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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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은 어느 한 원인에 의한 것이 아닌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난 결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히는 것이 기후변화입니다.


꿀벌은 온도변화에 아주 민감한 변온동물인데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 기후로 갑자기 기온이 내려가거나 비가 많이 쏟아지면 적응하지 못해 쉽게 죽을 수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지구온난화로 꽃이 피고 지는 기간이 짧아져 꿀벌이 꿀을 모을 수 있는 기간도 짧아져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는 것이지요.


꿀벌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이기에 인류의 멸망설까지 나오는 것일까요? 명확안 통계치는 없어도 꿀벌이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유엔환경계획(UNEP) 보고서는 세계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작물 100종 가운데 70종 이상이 꿀벌의 수분작용으로 생산됩니다. UNEP는 꿀벌의 감소로 생태계 교란과 식량안보에도 심각한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과일, 채소, 견과류부터 식물을 먹고 자라는 동물에 의한 낙농 제품까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특히 비타민과 미네랄, 항산화물질 등 각종 영양소가 풍부한 식물성 식품들 블루베리, 귀리, 오이, 오렌지, 감자, 토마토, 키위, 귀리, 커피 등도 꿀벌에 의존합니다. 뉴욕 코넬대 연구진은 "아몬드는 100%, 딸기·양파·호박·당근·사과 등은 90% 정도 꿀벌의 수분에 영향을 받는다"고 밝혔습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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