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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그날엔…] 손혜원 유탄 맞은 박지원, 오묘한 정치人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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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대선 앞두고 이해찬-박지원 ‘정치동반자’…안철수 측 공격받더니 훗날 ‘안철수 정치후견인’ 역할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정치, 그날엔…’은 주목해야 할 장면이나 사건, 인물과 관련한 ‘기억의 재소환’을 통해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정치, 그날엔…] 손혜원 유탄 맞은 박지원, 오묘한 정치人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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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손혜원 의원 ‘목포 문화재 거리’ 논란에 참전했다가 ‘배신의 아이콘’이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를 떠안게 됐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통일·외교 정책에 대한 우호적인 행보를 통해 여권 지지층에게 호감으로 다가왔던 모습과는 상반된 그림이다.

박 의원은 ‘정치 9단’으로 불릴 정도로 정무적인 감각이 뛰어난 인물이다. 특히 정치 현안이나 한반도 이슈와 관련해 맥을 짚는 능력은 보통의 정치인들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뛰어나다.


정치를 너무 잘 알아서일까. 그의 정치인생을 되짚어가다 보면 ‘오묘한 정치인(人)생사’와 마주하게 된다. 박 의원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때는 ‘정치 동반자’ 관계였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사건은 대선을 7개월 앞둔 2012년 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 의원은 민주통합당에서 차기 당 대표 물망에 올랐던 인물이다. 당연히 당 대표 선거에 나설 것이라 예상했던 원내대표 후보들은 박 의원의 ‘태세전환’에 당황했다.

박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를 보며 당내가 술렁거렸던 이유는 당 대표 경선과 대선후보 경선까지 맞물린 ‘정치 시나리오’의 일환으로 바라봤기 때문이다. 2012년 박지원 원내대표, 이해찬 당 대표, 문재인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과정으로 박 의원이 원내사령탑에 도전했다는 얘기다.


박 의원은 해묵은 갈등의 요인이었던 친노(친노무현) 비노(비노무현) 갈등 수습을 위한 적임자라는 평가도 받았다. 친노 좌장인 이해찬 대표, 비노 중진인 박 의원이 손을 잡으면 대선을 앞두고 불필요한 소모전을 겪는 상황은 막을 수 있다는 얘기다.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개혁신당 창당준비위원회에 참석, 발언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개혁신당 창당준비위원회에 참석, 발언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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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원은 여유 있는 승리를 거둘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당시 원내대표 경선에 나섰던 인물은 박지원, 유인태(현 국회 사무총장), 전병헌(전 청와대 정무수석) 그리고 이낙연(현 국무총리) 후보다.


1차 투표 결과는 박지원 49표, 유인태 35표, 전병헌 28표, 이낙연 14표로 나타났다. 박지원 후보는 1등은 했지만 과반에 미치지 못했고, 득표 결과도 기대와 거리가 있었다. 결선투표도 접전이었다. 전체 127표 중에서 박지원 67표, 유인태 60표를 기록했다.


박지원 원내대표 선출 이후 한 달여 만에 열렸던 민주통합당 대표 선거도 접전 끝에 승자가 결정됐다. 이해찬 후보 24.3%, 김한길 후보 23.8%, 추미애 후보 14.1% 등의 순이었다. 이해찬 후보는 대의원과 현장 투표에서는 김한길 후보에게 뒤졌지만, 모바일투표에서 대역전에 성공했다.


2012년 민주통합당 대선은 이해찬-박지원 투톱 체제로 치러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해찬-박지원 2선 후퇴론이 당 안팎에서 불거졌다. 결정타는 안철수 당시 대선후보 측에서 날렸다.


안철수 후보 측은 대선을 한 달여 앞둔 시점에서 문재인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 전제 조건으로 친노와 호남 실세의 2선 후퇴를 요구했다. 이해찬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가 동반 사퇴해야 단일화 협상에 응하겠다는 의미다.


이해찬-박지원 동반 퇴진이 ‘정치 쇄신’인 것처럼 몰아갔던 당시의 흐름을 대선 패배의 원인 중 하나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대선후보 단일화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 두 사람의 설 자리는 점점 좁아졌다. 정치 책사로 불렸던 두 사람은 정작 가장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힘을 잃은 셈이다. 결국 2012년 대선은 접전 끝에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승리로 끝이 났다.


민주통합당은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다시 한번 대통령 만들기의 주역이 되고자 했던 박지원 원내대표의 꿈도 좌절됐다. 그의 발목을 잡았던 안철수 후보 측과의 악연이 시작됐을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6일 국회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노벨평화상 기념전시회'에 참석, 박지원 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6일 국회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노벨평화상 기념전시회'에 참석, 박지원 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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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생물이다. 영원한 동지도, 영원한 적도 없다. 2016년 1월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던 박지원 당시 의원은 두 달 후인 2016년 3월 국민의 당에 합류한 뒤 안철수 당시 대표와 정치 동반자의 길을 걸어갔다.


2017년 5월 대선 과정에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든든한 정치 배경이 되기도 했지만 이른바 ‘상왕론’이 불거지면서 정치적 부담을 안기기도 했다. 안철수 대통령이 되면 뒤에서 박지원 의원이 조정할 것이란 얘기가 번지면서 공격의 포인트가 됐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시절인 2017년 9월 발표됐던 ‘19대 대선평가보고서’에는 이런 내용의 평가가 담겼다.


“박지원 공동선대위원장은 오히려 호남에서 평양특사와 통일부 장관 임명을 강변함으로써 상왕론 프레임을 강화해주는 전략적 오류를 범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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