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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속담 속에 숨은 과학

최종수정 2020.02.04 17:28 기사입력 2019.01.2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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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구멍으로 황소바람 들어온다'는 속담은 베르누이의 법칙을 설명합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바늘구멍으로 황소바람 들어온다'는 속담은 베르누이의 법칙을 설명합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속담에는 촌철살인의 유머와 재치도 들어 있지만 '과학의 원리'도 함께 감춰져 있습니다. 요즘 같은 겨울에 가끔 쓰는 '바늘구멍으로 황소바람 들어온다'는 속담은 문풍지에 난 작은 바늘만 한 구멍으로 엄청나게 찬 바람이 들어온다는 뜻으로 하는 말입니다. 이 속담은 과학적으로 옳은 말입니다.
스위스의 과학자 베르누이는 유체가 좁은 통로를 흐를 때는 속도가 더 빨라진다는 사실을 증명했습니다. 넓은 통로를 지나던 '공기 분자'가 '좁은 통로'로 들어서면 부딪히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속력이 증가하는 것이지요. 바람의 속력이 빨라지면 바람은 강해집니다. 활짝 열린 창으로 부는 바람보다 바늘구멍으로 부는 바람이 더 춥게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이 벌어진 울돌목의 물살이 빠른 것도 물길이 좁기 때문입니다. 손이 시릴 때 입을 벌려 바람을 후 부는 것보다 입을 모아 호하고 불 때 더 따뜻한 느낌이 더 강한데 이는 바람의 속도가 더 빠르고 강하기 때문입니다. 바늘구멍으로 들어오는 바람의 위력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은 나름 과학적인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언 발에 오줌 누기'라는 속담은 임시방편으로는 소용 없으니 근본적인 문제점을 찾아 해결해야 한다는 의미를 가진 말입니다. 언 발을 녹이려고 오줌을 누어 봤자 효과는 별로라는 뜻을 가진 속담이지요. 이 속담은 물질의 열전달에 대한 과학적 원리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발이 얼었을 때 따뜻하게 하려고 오줌을 누면 잠깐은 따뜻하겠지만, 결국은 오줌이 얼어붙어 오줌 누기 전보다 훨씬 더 추워집니다. 그 이유는 기체보다 액체가 열전달을 더 빠르게 하기 때문입니다. 공기가 차가워도 기체는 냉기를 전달하는 속도가 늦지만 액체(오줌)는 기체보다 빠르게 냉기를 전달한다는 말입니다. 언 발이 잠시 따뜻해질 수 있겠지만 아주 짧은 시간에 온기를 잃고 금방 더 차가워집니다. 젖은 발로 다니면 쉽게 동상에 걸리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는 말도 과학적으로 설득력이 있습니다. 평소에 말조심하라는 경고의 의미로 사용합니다. 일반적으로 소리는 물체가 떨릴 때 생기는 진동에 의해 만들어진 음파를 사람의 귀가 알아듣는 것입니다. 소리를 만드는 파동을 음파라고 하는데 이 음파는 공기 온도에 따라 다른 속도를 가지게 됩니다.

온도가 낮을수록 공기 입자들의 속도가 느려 음파의 전달속도가 늦고, 반대로 온도가 높을수록 공기 입자들의 속도가 높아 음파의 전달속도가 빨라집니다. 낮에는 태양열을 받은 지표면 근처의 공기가 뜨거워 낮에 소리를 내면 음파가 공중으로 휩니다. 즉, 날아다니는 새가 더 듣기 쉽습니다. 반대로 밤에는 지표면 온도가 낮고 공중이 상대적으로 따뜻해 음파가 지면 방향으로 휘어져 땅을 기어다니는 쥐가 더 듣기 쉽겠지요.

'봄볕은 며느리, 가을볕은 딸을 쬐인다'라는 속담은 시어머니가 햇빛이 강한 봄에 며느리를 내보내고, 햇빛이 그나마 부드러운 가을에 딸을 내보낸다는 말입니다. 봄볕은 가을볕보다 건조하고 자외선이 강해서 피부가 더 잘 상합니다. 며느리보다 딸을 더 챙기는 시어머니의 본심을 나타낸 말입니다.

햇볕을 쬐이면 비타민D가 생성돼 나쁜 균을 없애거나 상처 회복에 도움을 줍니다. 그러나 여름에는 햇빛이 너무 강하고 겨울에는 햇빛이 너무 약합니다. 봄가을이 햇볕 쬐기가 그나마 나은데 봄에는 공기가 건조해져 자외선이 강합니다. 그래서 비교적 습기가 많고 자외선이 덜한 가을 햇볕이 가장 좋습니다.
'개구리가 울면 비가 온다'는 속담은 피부로 호흡하는 개구리는 습기가 많아지면 호흡량을 늘리기 위해 평소보다 많이 웁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개구리가 울면 비가 온다'는 속담은 피부로 호흡하는 개구리는 습기가 많아지면 호흡량을 늘리기 위해 평소보다 많이 웁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제비가 낮게 날면 비가 온다'는 속담도 유명합니다. 습도가 높을 때 비가 온다는 기상학의 원리가 담겨 있지요. 비가 내리려면 저기압이 형성되면서 습도가 높아져야 합니다. 그런데 습도가 높아지면 곤충들은 날개에 물기를 머금어 잘 날지를 못합니다. 비가 오면 더욱 날지 못하게 돼 곤충들은 미리 나뭇잎이나 풀숲 등 비 피할 곳을 찾아 낮게 날아다니는 것입니다.

따라서 제비가 낮게 나는 것은 바로 이런 곤충들을 사냥하려는 행동 때문입니다. 이런 제비의 행위를 비가 오기 직전의 현상으로 유추한 것입니다. '개구리가 울면 비가 온다'는 속담도 마찬가지입니다. 개구리는 허파와 피부로 숨을 쉬기 때문에 습기가 증가하면 호흡에 지장이 생깁니다. 그래서 호흡량을 늘리기 위해 평소보다 많이 울게 되는데 그 울음소리로 비가 올 것을 예상하는 것입니다.

'찬물도 급히 마시면 체한다'라는 속담도 사실로 받아 들여집니다. 사람의 소화 기관은 끊임없이 운동하며 열을 발생시키는데 갑자기 찬물을 들이키면 소화 기관의 운동에너지를 빼앗아 버리는 것입니다. 소화 기관이 갑자기 운동을 멈추게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소화 불량이나 설사와 같은 소화기 장애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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