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반복되는 가격인상에 '배짱영업' 지적도
[아시아경제 최신혜 기자] 연말연시, 혼수철 등에 매번 가격을 인상해온 샤넬 등 명품·고가 브랜드들이 올초에도 어김없이 향수 가격을 줄줄이 인상했다. 명품 브랜드들은 외식 및 생필품 가격이 들썩이는 연말연시 분위기에 편승해 가격을 올린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불가리는 '레젬메' 라인을 제외한 향수 전 품목 가격을 지난 1일부로 1~6% 인상했다. 남성향수 '뿌르옴므 스와' 50㎖의 백화점 판매가는 9만4000원에서 9만5000원으로 1000원(1.1%) 올랐고 같은 제품 100㎖는 12만9000원에서 13만2000원으로 3000원(2.3%) 인상됐다. 면세점 가격도 인상됐다. 뿌르옴므 스와 100㎖ 가격은 기존 86달러에서 91달러로 5달러(6%) 올랐다.
고가 향수 브랜드 가격들도 줄줄이 인상됐다. 프랑스 니치 향수 브랜드 딥티크는 지난 1일부로 향수와 향초 9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5% 올렸다. 베스트셀러인 향초 70g 제품은 4만8000원에서 5만2000원으로 4000원(8.3%) 인상됐고 룸스프레이 가격은 7만9000원에서 8만2000원으로 3000원(3.8%) 올랐다. 딥티크의 수입·판매를 맡고 있는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가격 인상은 해외 본사에서 직접 실시한 것으로, 전세계 판매 국가 모두 가격이 조정됐다.
샤넬은 지난해 1월에도 백화점 등에서 판매하는 총 326개 품목의 향수와 스킨케어, 메이크업 제품의 가격을 평균 2.4% 인상했다. 2017년에도 새해가 밝자마자 백화점 및 면세점에서 화장품 가격을 5% 정도 올렸다. 같은 시기 에르메스도 수천 만원을 호가하는 가방과 스카프 등 일부 품목 가격을 3% 인상했다.
국내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의 경우 제품 생산 비용과 원가, 환율 변동 등을 이유로 1년에도 서너 차례 가격을 인상하고 있지만 물가가 상승하는 연말연시나 혼수철 등이 가격 인상 주요시기라는 점은 눈여겨 볼 만하다"며 "사실 명품의 경우 가격을 올려도 수요가 줄어들지 않아 '배짱 영업'을 이어가는 셈"이라고 귀띔했다.
소비자 이지선(31)씨는 "가격이 2000원~4000원 올랐다고 해서 매일 쓰던 향수를 쓰지 않을 수는 없다"며 "고객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인상가를 그대로 지불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최신혜 기자 ss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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