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버스 광화문서 기습 퍼포먼스…“사립유치원 국가몰수 절대반대”

31일 오후 1시께 '유치원 3법' 패스트트랙 지정에 항의하기 위해 전국의 사립유치원 원장들이 서울 광화문 광장을 유치원 통학버스로 감싸는 퍼포머스를 펼쳤다. (사진=이승진 기자)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31일 오후 전국 유치원 원장들이 어린이 통학버스를 끌고 광화문 광장을 도는 깜짝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른바 ‘유치원3법’(사립학교법·유아교육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이 본회의 처리가 무산되고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1시께 서울 광화문 광장은 노란색 어린이 통학버스 30여대로 둘러싸였다. 버스엔 “개인재산 사립유치원 국가몰수 절대반대”, “유아학비 부모에게 평등하게 직접 지원”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붙어있었다.

이들은 사전 집회신고를 하지 않아 기자회견 등 별다른 활동은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약 1시간 동안 통학 버스를 광화문 광장 인근 도로를 반복해서 도는 퍼포먼스를 통해 시민들의 이목을 끌었다. 광화문 광장을 찾은 한 유치원 관계자는 “얼마나 억울하면 전국에서 차를 끌고 서울을 찾았겠나”라며 “국회와 언론은 시민들의 의견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날 퍼포먼스에 참가한 한 유치원 버스가 도로 통행을 방해해 경찰로부터 제지를 받고있다. (사진=이승진 기자)

이날 퍼포먼스와 관련해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관계자는 “전국 유치원 원장들 중 일부가 서울을 찾을 것이란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렇게 많이 오실 줄은 몰랐다”며 “중앙에서 기획한 것은 절대 아니며, 전국 회원들이 개별적으로 모인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다만, 한유총 관계자는 “여야 합의하에 법안 통과가 되기를 원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의 일방적인 진행으로 유치원 운영이 힘들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며 “좌절감을 느끼고 있는 현장의 목소리가 이날 반영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7일 여야가 협상을 거듭해온 유치원3법이 끝내 보회의 처리가 무산됐다. 자유한국당은 마지막까지 '유치원 3법'이 사유재산을 과도하게 통제하는 법안이라며 반대해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결국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바른미래당과 함께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유치원 3법의 패스트트랙을 지정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