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심장정지환자 생존율 8.7%…11년 전보다 4배 증가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지난해 급성심장정지 환자의 생존율은 8.7%로 2006년 대비 4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급성심장정지는 심장활동이 심각하게 저하되거나 멈춘 상태를 말한다.

21일 질병관리본부와 소방청이 119 구급대가 병원으로 이송한 급성심장정지 사례 의무기록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2만9262명이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11년 전인 2006년(1만9480건)보다 50% 이상 증가한 수치이나, 2015년 이후 감소세다.

인구 10만명 당 심장정지 발생률은 2006년 39.8명에서 2011년 52.6명, 2015년 60.4명까지 늘었으나 다시 줄어 지난해 57.1명이었다. 심장정지 환자의 64~65%는 남자로 여자보다 약 2배 많았다.

급성심장정지가 발생하는 주 원인은 질병에 의한 것으로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심근경색, 심부전, 부정맥 등 심장의 기능 부전이 95% 이상이었다.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장소는 가정(약 50%)이었다.

지난해 기준 급성심장정지 환자의 생존율은 8.7%로 지난해(7.6%)보다 1.1%포인트 높아졌다. 생존율이 2.3%에 불과했던 2006년 이후 꾸준히 높아져 11년새 3.8배 증가했다. 환자가 퇴원 당시 혼자서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뇌기능이 회복된 상태인 뇌기능 회복률은 5.1%로 8.5배 높아졌다.

반면 지난 11년간 생존율의 지역 차는 4.2%포인트에서 8.6%포인트로 2배 증가했다. 뇌기능 회복률의 지역 차는 전년 대비 감소했으나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일반인이 심폐소생술을 시행한 비율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08년 1.9%에서 지난해 21.0%로 9년 전보다 약 11배 뛰었다. 그러나 지역 간 시행률 격차도 2.5%포인트에서 26.9%포인트도 함께 커지고 있다.

질본과 소방청은 이 같은 조사 결과를 공유하고 지역 차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22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SETEC 국제회의실에서 '제7차 급성심장정지조사 심포지엄'을 공동 개최한다.

하정열 심폐소생술 국민운동본부 이사장은 "환자를 발견하면 신속히 119에 신고하고 심장정지가 가정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만큼 우리 모두가 심폐소생술에 관심을 갖고 익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가 심장정지 조사·감시 자문위원회장인 오동진 한림의대 심장내과 교수는 "급성심장정지조사는 정부의 노력과 의료기관의 협조로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국가조사통계지표를 생산하고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관련 인프라 개선과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