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막차타자" 은행 신용대출 역대 최대 증가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정부의 본격적인 대출 규제가 시행되기 전에 대출 수요가 몰리며 지난달 은행권의 신용대출이 역대 최대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10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기타대출은 4조2000억원 늘어난 216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기타대출 증가폭은 관련통계가 집계된 2008년 이후 최대치다. 종전 최대치는 지난해 11월 3조7000억원이었다.

기타대출은 일반 신용대출과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대출), 상업용부동산(상가·오피스텔 등) 담보대출, 기타대출(예·적금담보대출, 주식담보대출 등) 등으로 구성됐다. 이 중에서 일반 신용대출 규모가 가장큰데 2조9000억원 증가하며 역시 2008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기타대출이 크게 증가한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우선 정부의 9·13 부동산 안정화 대책과 총부채원리금상황비율(DSR) 규제가 이어지면서 신용대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9·13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이 꽉 막혀 신용대출 수요가 늘어난 상황에서 DSR 관리지표화로 신용대출마저 막힐 가능성마저 제기돼 규제 전에 신용대출 수요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추석연휴 소비자금 결제 및 가을 이사철 등과 관련된 계절적 자금수요 등으로 신용대출 증가규모가 확대된 측면도 있다.

한은 관계자는 "추석연휴 때 소비자가 쓴 카드요금이 결제되고 이사철로 인해 자금수요가 늘면서 기타대출도 증가했다"며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인해 대출수요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기타대출이 늘면서 이를 포함한 전체 은행 가계대출도 7조7000억원이 늘어난 815조5000억원으로 잔액이 집계됐다. 전월 5조1000억원에 비해 증가규모가 크게 늘었으며 이는 2016년 11월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10월 중 은행 기업대출은 4조6000억원 증가해 전월보다 증가규모가 소폭 확대됐다. 대기업대출은 분기말 일시상환분 재취급 등으로 1조8000억원 증가했다.

중소기업대출은 2조7000억원 증가했는데 전월 말일이 휴일인 데 따른 대출 상환 이연 등으로 증가폭은 전월 5조4000억원에서 축소됐다. 회사채는 전월에 이어 순발행됐지만 순발행 규모는 2조원에서 4000억원으로 축소됐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