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카풀사업 진출에 반대하는 전국 택시업계 종사자들의 운행중단 및 집회가 열린 18일 오후 5시30분께 서울 강남역 인근의 한 도로에서 시민이 택시를 잡기 위해 손을 들고 있다. 송승윤 기자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송승윤 기자, 유병돈 기자] 카카오의 카풀사업 진출에 반대하는 전국 택시업계 종사자들의 운행중단 및 집회 시위로 결국 퇴근시간대 지옥길이 열렸다. 집회 전 정상운행에 나섰던 상당수 택시 기사들이 집회 참여 후 운행에 나서지 않으면서, 서울 도심 곳곳에서 택시 품귀 현상이 빚어진 탓이다.
18일 오후 5시30분께 찾은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 인근 한 택시 승강장. 퇴근길에 이곳에서 택시를 기다리던 시민들의 얼굴에는 초조함이 역력했다. 30분이 넘어도 택시가 오지 않아서다. 기다리다 지친 시민들은 하나 둘 승강장을 떠나기 시작했다.
카카오의 카풀사업 진출에 반대하는 전국 택시업계 종사자들의 운행중단 및 집회가 열린 18일 오후 5시30분께 서울 강남역 인근 택시 승강장에 시민들이 택시를 기다리며 줄지어 서 있다. 송승윤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시민 정모(23·여)씨는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했다면 벌써 도착했을 텐데 약속에 늦을까봐 택시를 잡으려다 더 늦게 생겼다”면서 “오전에는 택시 잡는데 아무 문제가 없어서 오후도 같을 줄 알았다”고 말하며 결국 발길을 옮겼다.
도로 풍경도 곳곳에 택시들이 많이 다녔던 오전과는 사뭇 달랐다. 평소 강남역 인근에는 쉴 새 없이 택시들이 지나다니지만 이날 도로에는 5분에 1대 꼴로 택시가 목격됐다. 그러나 그마저도 대부분 승객을 태운 택시인 탓에 빈 택시 잡기는 하늘의 별따기였다.
평소 같으면 택시들이 줄지어 서있을 신논현역 인근 택시 승강장에도 대기하는 택시를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택시가 오지 않자 승강장에서 기다리던 시민들은 앞쪽에서 택시를 잡기 위해 바쁘게 발길을 옮기기 시작했다. 일부 시민들은 차도까지 나와 답답한 듯 지나가는 택시를 향해 마구 손을 휘젓기도 했다.
카카오의 카풀사업 진출에 반대하는 전국 택시업계 종사자들의 운행중단 및 집회가 열린 18일 오후 5시30분께 서울역 앞 택시 승강장에서 시민들이 택시를 기다리고 있다. 이곳에는 30분 동안 단 3대의 택시만이 정차해 승객을 태웠다. 이관주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같은 시각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서울역 부근에서도 비슷한 풍경이 연출됐다. 서울역 입구 택시 승강장에는 택시를 타려는 승객들로 긴 줄이 형성됐다. 택시들이 줄지어 선 채 승객들을 기다리던 이날 오전과는 정반대의 모습이었다.
승강장에서 만난 직장인 조상일(32)씨는 “외국 출장을 갔다 왔는데 하필 오늘 택시파업을 한다고 들었다”면서 “짐을 갖고 있어 어쩔 수 없이 택시를 기다리고 있는 중인데 거의 오질 않는다”고 푸념했다.
이 같은 상황은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로 꾸려진 '불법 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주최한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의 연장선상으로 분석된다. 집회에 참석한 택시 기사들이 집회 종료 직후 모두 귀가하거나 행진에 참여하는 등 운행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서울과 경기·인천 등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 택시업계 종사자 7만여명(주최측 추산)이 참가해 "자가용 불법 유상운송행위 알선을 근절해 택시산업을 살려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집회 참가자 중 일부는 집회 후 광화문 북측광장을 출발해 청와대와 가까운 효자동 치안센터까지 행진하기도 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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