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정수 등 가짜 독립운동가 5명 유족이 4억5000만원 부당 수령...전액 국고 환수해야"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진짜' 독립운동가 유족이 20여년간의 추적과 호소 끝에 3대에 걸쳐 가짜 독립운동가 행세를 한 가문의 행적을 밝혀내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이들 가짜 독립운동가 유족들이 1960년대 이후 지금까지 총 4억5000만원의 보훈급여를 부당하게 수령했지만 한 푼도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9일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국가보훈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국가보훈처는 1968년부터 최근까지 47년간 김정수 등 5명의 '가짜' 독립유공자 유족들에게 총 4억5000여만원의 보훈 급여를 지급했다.
뿐만 아니라 김정수의 할아버지 김낙용(건국훈장 독립장·1860~1919년), 큰아버지 김병식(건국훈장 애족장·1880년~미상), 아버지 김관보(건국훈장 독립장·1882~1924년), 사촌동생 김진성(건국훈장 독립장·1913~1961년) 등도 각각 독립운동을 이유로 보훈 연금을 챙겼다. 이들이 받은 금액들은 총 4억5000만원이지만, 환산할 경우 김정수의 유족 몫만 10억6000만원이 넘는 등 현재 가치로 수십억원에 달한다. 그동안 물가가 25배 이상 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일가의 독립운동 행적은 가짜였다. 중국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 '진짜' 김진성(1914~1961년) 선생의 아들인 김세걸(71)씨가 이같은 허위 공적을 밝혀냈다. 아버지를 따라 중국에 거주했던 김세걸씨는 1980년대 후반 부친과 똑같은 이름으로 가짜 독립유공자 김진성의 유족이 독립유공자 자녀 행세를 하며 15년 간 보훈연금을 수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 냈다. 이후 김씨는 1997년 조국으로 귀화한 후 20여년 동안 보훈처에 서훈 취소를 요구해왔다. 그러나 보훈처는 ‘검토 중’ 또는 '당사자 해명을 들어봐야 하니 기다려달라’는 허망한 답변만 반복해왔다.
이들 중 김정수와 큰아버지 김병식의 유족들은 각각 2015년, 2017년 재심으로 연금이 중단되기까지 거의 반세기 동안 보훈급여를 부정하게 받아간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가짜 독립운동가 김정수는 아직도 현충원 애국지사 묘역에 버젓이 묻혀 있다.
고용진 의원은 “가짜 독립유공자 후손 행세를 하며 받아간 수십억 원 상당의 보훈연금을 전액 국고로 환수해야 한다”며 “과거 독립유공자 심사와 선정 과정에 많은 부정과 비리가 있다는 제보를 많이 들었다. 보훈처가 의지를 갖고 독립운동 공훈에 대해 재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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