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국내 최대 방산업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미군 차기 고등훈련기(APTㆍAdvanced Pilot Training)교체사업에서 탈락했다. 미 공군은 경쟁사인 보잉-스웨덴 사브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정했다. APT사업은 미 공군이 운용 중인 T-38 탈론 고등훈련기의 노후화에 따른 교체사업으로 사업규모만 17조원에 달한다.
28일 미 공군은 홈페이지를 통해 "공군의 신형 훈련기 사업 대상자로 보잉사를 선정했으며 92억달러(약 10조원)상당의 계약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KAI는 록히드마틴사와 손을 잡고 KAI가 자체 개발한 T-50의 성능을 향상시킨 T-50A를 미 공군에 제시했다. T-50은 현재 한국에서 100여대 운용 중이며, 인도네시아ㆍ이라크ㆍ필리핀 등에 64대가 수출됐다. 그만큼 KAI의 기대감도 컸다. KAI는 1차 미 공군 350대를 시작으로 미 해군 등의 추가 소요를 고려하면 규모가 모두 1000대, 5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예상하고 수출외교에 전력을 해왔다.
T-50A는 2015년 말 시제기가 나오고 작년 5월 초도비행을 마쳤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그린빌에 있는 도널슨 센터 공항에서 시험비행을 선보이기도 했다. T-50A 시제기가 경쟁사들이 개발하고 있는 훈련기와 달리 공중급유 장치를 달아 작전 시간을 늘리는 등 최신 전투기 조종사 양성을 위한 성능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APT사업에 뛰어는 보잉-스웨덴 사브사도 만만치 않았다. 보잉-스웨덴 사브사가 내놓은 후보기(N-381)도 지난해 12월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첫 시험비행을 마쳤다. 당시 후보기는 약 55분 동안 비행하는 동안 후보기는 최고 1만1000피트까지 날아올랐고 최고 시속 430㎞/h에 도달했다.
당초 계약금액보다 7조원이 줄어든 액수다. 보잉사의 원가를 대폭 낮추면서 최근 미국내 군수사업을 연이어 수주하고 있다. 보잉은 2011년 미 공군의 KC-46 공중급유기 사업(30억달러)에 이어 지난 8월에는 미 해군의 MQ-25 무인급유기 사업자(33억달러 규모)로 선정됐다.
지난 25일에는 미 공군이 48년 사용한 휴이 헬리콥터(UH-1N Huey) 84대를 교체하는 사업 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보잉은 이 사업을 위해 레오나르도와 합작사를 설립했다. 이 사업의 규모만 23억8000만달러(2조6500억여원)에 달한다. 보잉이 미 공군에 납품할 헬리콥터 MH-139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지의 방어 임무를 주로 맡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보잉이 APT사업까지 최종 생산자로 결정된다면 미국 내 사업에서만 178억 8000만달러(19조 6500억원)수주한 셈이 된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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