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혼자 사는" 배려없는 이웃들
[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유병돈 기자] 우리나라 사회가 '원자화'되며 곳곳에서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원자화는 사회학에서 인간 집단 내의 유대관계가 무너지는 현상을 일컫는다. 분자로 묶여 있던 사람들이 상호 단절된 더 작은 단위인 분자로 분해된다는 뜻이다.
최근 인천 연수구 송도신도시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일이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이곳 주민 A(51ㆍ여)씨가 자신의 승용차를 주차한 채 연락두절된 것. 주차질서 위반 딱지에 불만을 품고 이 같은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으나 사이드브레이크가 채워져 있어 견인을 못하는 것은 주차장이 사유지라 문을 강제로 열 수도 없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국민들의 거주 형태가 주택에서 아파트로 옮겨가면서 공동체 문화가 확산되고 있지만, 일부 구성원들의 자기중심적인 행태가 주변인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이 같은 사례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이웃들의 지적에 공감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불법 주차부터 쓰레기 투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민폐'를 끼치고 있다.
경기 수원시 한 아파트 단지에서도 주민들을 분노케 한 사건이 발생했다. 한 입주민이 지하주차장에 세워진 경차 안에서 수개월째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주민들은 "바람도 안 통하는 좁은 차 안에서 고양이를 키우는 건 동물 학대"라며 고양이를 데려가라고 요구했지만 고양이 주인은 이어지는 항의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히려 "사람들이 왜 이렇게 오지랖이 넓냐"면서 다른 이들을 타박했다는 게 이곳 주민들의 설명이다.
앞서 올해 5월에는 부산 남구의 한 새 아파트가 무단 투기된 쓰레기로 골머리를 앓기도 했다. 입주민들이 이사를 오면서 가져온 쓰레기들을 한 번에 버리는가 하면 일반 쓰레기란에 재활용 쓰레기들을 버리는 등 무분별한 투기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구청 청소용역업체에서도 분류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쓰레기 수거를 차일피일 미루면서 아파트 환경미화원들이 쓰레기를 분류하는 촌극도 빚어졌다. 일부 입주민들의 비양심적인 행동이 새 아파트의 이미지를 흐리게 한 셈이다.
한 입주민은 "아이들도 분리 수거장을 지나서 들어가는데 보기 좋지 않았다"면서 "입주민 개개인의 양심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알 수 있었다"고 토로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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