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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꽃뱀' 도 넘은 변호사 광고 막는다…'기준모호'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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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꽃뱀' 도 넘은 변호사 광고 막는다…'기준모호'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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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꽃뱀 조심이라니요, 변호사는 윤리규정도 없나요."
성범죄 피의자들에 대한 변호사들의 광고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이를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성범죄 피해자를 무작정 '꽃뱀'으로 가정해 2차 가해를 유발하는 자극적인 광고들을 막아야 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변호사 업계에서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일부 변호사들의 부적절한 광고는 당연히 시정해야 하지만 이를 법률로 '사전 심의'하는 것은 과도한 자율성 침해라는 지적이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지난 28일 성범죄 사건을 맡는 변호사들의 광고를 규제하는 내용의 '변호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변호사가 성폭력 범죄 피의자나 피고인의 법률적 조력을 위한 광고를 할 때에는 사전에 반드시 대한변협 산하 광고심사위원회의 심사를 통해 '건전한 성의식에 합치하는지와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지 않는지'를 확인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현행 변호사법도 변호사의 품위를 훼손할 우려가 있는 광고는 하지 못하도록 돼 있지만 사후에 문제가 발견될 경우에만 이를 제한하는 식으로 운영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강신업 전 대한변협 공보이사는 "누가 신고를 하지 않는 이상 변협이 일일이 변호사들의 광고를 적발해 징계하기가 어렵다"며 "그런 상황에서 변호사들의 경쟁이 가열되다 보니 성평등을 저해하는 광고가 늘어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변호사 업계에서는 이처럼 개별 변호사들의 광고를 법률로 제한하는 것은 과도한 자율성 침해일 뿐 아니라 문제성을 판단하는 기준도 모호해 논란만 더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컨대 '먼저 사과하지 마세요'라는 광고의 경우 피해자 입장에서는 천지개벽 할 소리지만 가해 사실을 다투는 피의자 입장에선 법률적 조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최근 10년 전 일로 '미투' 폭로가 제기된 남성이 처음에 무섭고 힘들어 포괄적인 사과문을 올렸다가 추후 억울함을 다투는 과정에서 상대측으로부터 '인정한 것 아니냐'는 공격을 당해 곤욕을 겪은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현 대한변협 회장은 "일부 변호사들이 부적절한 광고를 하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면서도 "수많은 광고를 심사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고 자율성 침해도 우려되는 만큼 변협 차원에서 신고와 징계를 강화하는 방식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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