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대북제재가 완화되어 본격적으로 경협사업들이 추진될 경우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는 북한이 정상적 금융시스템을 갖추도록 북한 스스로도 노력하고 또 우리나라를 포함한 국제사회가 이에 필요한 도움을 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북한은 오랫동안 사회주의적 생산체제, 즉 국가계획경제를 유지했기 때문에 자본주의 사회에서 필요한 금융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분권적 금융시스템이 존재할 필요가 없었고 또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국제사회로부터 투자자금을 지원받아 경제개발을 통해 인민생활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북한도 자본주의적 금융시스템을 필요로 한다. 지금도 부분적으로는 체크카드의 사용이라든지 이른바 '장마당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한 초보적 금융시스템이 도입되어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인프라 개발과 같이 대규모 재원이 필요한 사업들을 추진하려면 북한도 국제금융시스템 접근을 통해 대규모 및 다양한 방식의 자금조달이 가능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이른바 '달러라이제이션(dollarization)'으로 대변되는 외화중심의 화폐유통질서를 점진적으로 청산해야 한다. 현재 북한에서는 북한 원화에 대한 신뢰도가 거의 없어 달러화, 유로화 또는 위안화 위주의 화폐유통이 이뤄지고 있는데 단일경제권이 아니면서 같은 화폐만 사용하는 경우 결국 경제정책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 따라서 북한 원화의 신뢰도를 회복할 수 있도록 앞서 언급한 금융수요자 중심의 금융시스템을 하루빨리 구축해야 하고 장기적으로는 남북 경제공동체가 형성되면 단일통화를 도입해야 할 것이다.
개별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북한의 현행 금융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통해 향후 북한에 제공할 수 있는 금융인프라 및 금융서비스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 북한은 우리와 언어, 문화, 역사 등이 같은 민족이므로 향후 북한 국민들에 대한 금융서비스 제공 시 우리 금융회사들이 유리한 위치에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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