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구·차입 계획 지연 미이행시 디폴트 위기 고조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아시아나항공 의 기내식 대란이 경영 리스크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채권단 개입 여부가 주목된다. 아시아나항공은 2010~2014년 자율협약과 2016년부터 이어진 고강도 구조조정 등 7년 간의 경영정상화 과정속에서도 과다부채와 이로 인한 자금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올초 다시 채권단 관리에 들어갔다.
앞서 채권단은 당초 자율협약과 워크아웃 형태의 강제적 구조조정을 논의했으나 비협약채권이 과다한 점 등을 고려해 한 단계 낮은 수준의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율협약이나 워크아웃시 대규모 수송 차질과 영업적으로 회복 불능의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산업적 특성을 고려해 강제성이 비교적 옅은 자구안으로 방향을 튼 것"이라면서 "아시아나항공이 자구안을 계획대로 이행하지 못하거나 지연될 시 채권단 결정에 따라 법정관리로 내몰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여신 1255억원을 연말까지 연장처리한 뒤 자구이행 상황을 고려해 추가 연장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안이다.
아시아나항공이 기내식 미탑재가 예견된 상황에서도 승객들에게 사전 고지를 하지 않아 혼란을 키운 것도 대규모 환불 사태 발생으로 인한 매출 감소를 막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번 기내식 대란이 대규모 환불 사태와 상용고객 이탈로 이어질 경우 당장 3분기부터 성수기 수혜를 누리지 못한 채 실적 둔화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기내식 대란은 겉으로 드러난 문제에 불과하다는 게 채권단 안팎의 시각이다. 이번 기내식 대란의 본질적인 원인은 자금 유치를 위해 기내식 사업 이권을 무리하게 넘겼고, 그 자금이 아시아나항공이 아닌 박삼구 회장의 개인 회사나 다름없는 금호홀딩스로 투입돼 그룹 재건에 쓰였다는 점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하고 있던 8000억원 상당의 금호터미널을 2700억원에 넘기는 저가 인수와 함께 이번 기내식 사업 이권 거래는 아시아나항공을 넘어서 그룹의 총체적인 문제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현금성자산이 1081억원(2017년 말 기준)이지만 총 차입금은 4조원대로 불어났다. 이 가운데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은 약 절반인 2조원(ABS 6000억원, 은행권 채무 3000억원, 항공기 금융리스 3000억원 등)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차입금 상환을 위해 지난달 초 3억달러(약 3200억원) 규모 30년 만기 영구채 발행을 추진했으나 9.5%의 고금리에도 투자자가 모이지 않으면서 불발된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2차 집회를 열고 경영진 교체와 기내식 정상화를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기내식 대란은 예견된 사태였다"며 "승객과 직원에게 모든 부담을 전가하는 경영진을 교체하고 기내식 서비스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원본보기 아이콘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경영진 규탄 집회에서 지난 2일 기내식 대란으로 숨진 협력업체 대표를 추모하고 있다. 이들은 "기내식 대란은 예견된 사태였다"며 "승객과 직원에게 모든 부담을 전가하는 경영진을 교체하고 기내식 서비스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원본보기 아이콘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1박에 최소 70만원'…한국으로 몰려오는 글로벌 ...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