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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인들에겐 물벼락, 가게는 물바다"…‘민폐’로 전락하는 물총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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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6회 대표적 여름축제 자리잡았지만 행인과 주변 상인들 불편도 늘어

8일 신촌 물총축제 현장과 인도. 사실상 경계가 없다.

8일 신촌 물총축제 현장과 인도. 사실상 경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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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지난 주말 신촌 연세로 차 없는 거리에서는 ‘신촌 물총축제’가 열렸다. 올해 벌써 6회째인 물총축제는 서울의 대표 여름 축제로 물총 싸움, DJ 쇼, 버블파티 등 무더위를 식혀 줄 즐길 거리가 펼쳐졌지만 행인들과 주변 상인들의 불편함도 쏟아졌다.
낮 기온이 28℃까지 올랐던 지난 7~8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연세로에는 물총축제가 개최됐다. 축제에 참가한 시민들은 서로를 향해 물총을 쏘며 더위를 잠시 잊은 모습이다. 하지만 축제 현장에 인접한 인도에는 눈살을 찌푸린 채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는 행인들이 눈에 띄었다.

연세대학교 대학원에 재학 중인 A씨는 “신촌역에서 학교로 이동하던 중 물총세례를 받아 옷이 다 젖었는데 물총을 들고 있는 사람이 너무 많아 누가 쏜 지도 알 수 없었다”며 “어쩔 수 없이 샛길로 돌아갔다”고 했다. 그러면서 “플래카드 외에는 행사장과 인도의 구분이 없는 셈”이라며 “주말에 신촌에 모이는 사람들을 생각한다면 굳이 이 곳에서 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친구와 약속이 있어 신촌을 찾았다는 B씨도 “지나가다 물총을 맞아 흰 셔츠가 젖는 바람에 속옷이 다 비쳤다”며 “지나가는 사람들에겐 마른하늘에 물벼락”이라고 했다. 또 “사람들이 옷이 젖은 채로 돌아다녀 계속 물이 묻는다”며 “축제에 참가한 사람들은 시원하고 좋을지 몰라도 아닌 사람들은 찝찝하고 기분 나쁘다”고 말했다.
이번이 6회째를 맞은 신촌 물총축제는 매년 ‘민폐’ 논란에 휩싸였다. 주최 측이 배치한 축제 관계자들이 연신 “인도로 쏘지 마세요”라고 경고하고, ‘행인을 공격하지 말라’는 플래카드도 곳곳에 붙어있지만, 공간이 협소한 탓에 참가자들이 주의하지 않으면 거리를 지나는 행인들은 물총세례를 받기 십상이다.

상인들의 불만도 적지 않다. 주변 화장품 가게들은 물건에 물이 튈까 비닐로 제품을 감쌌다. 평소엔 문을 열어 놓던 몇몇 가게들도 문을 닫고 장사를 했다. 가게 앞에 널브러진 맥주병과 쓰레기들을 치우는 것도 상인들과 아르바이트생들의 몫이었다.

행사장 주변 카페 아르바이트생 C씨는 “축제에 참여한 손님들이 옷이 흠뻑 젖은 채로 들어와 바닥에 물이 흥건해 난장판이었다”며 “누가 넘어지면 어쩌나 걱정도 되고, 일부 손님들은 들어왔다가 나갈 정도로 영업에 방해가 됐다”고 했다. 또 “게다가 간혹 짐을 맡아 달라는 손님도 있어 곤욕을 치렀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아르바이트생 D씨도 “일부 손님들이 물에 젖은 채로 테이블과 의자에 앉았는지, 한 손님이 물 묻은 의자에 앉았다가 옷이 젖어 컴플레인도 들어왔다”며 “손님을 가려 받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 상당히 곤란했다”고 했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잠실 종합운동장, 상암 월드컵경기장 등 제한된 장소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물총축제가 오래 지속되려면 일반 시민들과 상인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분리된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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