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중국 대리상이 물건(굴삭기) 달라고 난리입니다. 공장을 풀로 가동해도 재고가 거의 바닥이에요. 말 그대로 없어서 못 파는 수준입니다."
두산인프라코어 1분기 실적을 보면 연간 기준으로 신기록을 달성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1분기 매출액은 2조원에 육박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416억원, 14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62.8%, 90.3%씩 급증했다. 영업이익률은 12.3%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시장은 단연 중국이다. 현지 맞춤형 제품을 속속 내놓은 두산인프라코어가 경쟁력 우위를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중대형 건설기계 사업 부문은 중국시장에서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9% 증가한 425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중국 굴삭기 판매량 5016대 가운데 수익성이 뛰어난 중대형 굴삭기 판매 비중이 27%에서 40%로 커진 점은 실적 개선에 주효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 굴삭기 평균 판매 가격(ASP)은 45만9000위안(약 7800만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16% 상승했다.
매출 채권 회수 리스크를 줄인 대신 AS 담보 등으로 충성도는 높인 대리상 관리도 호실적을 이끄는 큰 요인 중 하나다. 과거 중국 대리상에게 운용 리스 비용을 제 때 회수하지 못해 부실 채권을 떠안는 등 시행착오를 겪은 두산인프라코어는 현금이나 1년 내 60% 이상의 비용을 납부하는 고선수금 판매 비중을 지난해 1분기 55%에서 1년 만에 84%까지 끌어올렸다.
두산인프라코어 중국 법인 관계자는 "불과 몇 년 전 중국 사업이 부진해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던 시기 함께 어려웠던 대리상의 리스료 납입 기한을 추가로 연장하는 등 인연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게 보답으로 돌아오는 것 같다"면서 "다른 업체와 달리 우리 대리상은 충성도가 높아 타사 제품을 팔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 중국시장 굴삭기 판매 목표를 기존 대비 최대 38% 상향 조정하는 등 사업 계획도 전면 수정했다. 이는 대수 기준 역대 최고치였던 2011년 1만6692대에 근접한 수치로, 평균 단가 상승을 감안하면 굴삭기 부문에서도 최대 실적을 낼 가능성이 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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