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면, 불닭 볶음면과 차별화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불금(불타는 금요일) 따윈 사라진 지 오래. 금요일 저녁은 젓가락질 하는 것 조차 귀찮다. 집에 일찍 들어간 날은 남편과 아이와 함께 치킨을 종종 시켜 먹곤 한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까지 우리 부부는 무조건 '양념 반, 후라이드반'이었다. 그런데 꼬마가 치킨을 먹기 시작할 때부터 양념치킨은 말도 못 꺼내고 있다. 아직 매운 걸 못 먹는 데다 주로 이변이 없는 한 닭 다리 두 개는 모두 아이 입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집에 와서 컵라면 포장부터 살펴봤다. 사발면 용기 바탕은 진한 파란색이었다. 파란색은 보라색과 함께 식욕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색 중 하나다. 호텔뷔페 식당에 파란색 물 컵을 식탁에 떡 하니 올려놓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바탕 위에 그려진 라면 사진 역시 짜파게티와 비빔면의 어느 중간 쯤으로 달리 눈에 띄진 않았다. 사진상으론 라면 위에 치킨 세 조각이 얹혀져 있어 닭고기가 정말 들어가 있을까 기대했지만, 나중에 헛된 바람이었음을 깨달았다.
그래도 맛만 있으면 그만인 것 아닌가. 일단 뜯어서 물을 부었다. 4분 동안 익힌 후 물을 다시 따라내고 비빔소스 스프와 후첨토핑을 털어넣었다. 소스를 손가락으로 한 입 찍어보니 양념치킨 소스의 달고 짜고 매운 맛이 그대로 느껴졌다. 하이라이트는 후첨 토핑. 한눈에 보기에도 제법 굵은 땅콩 후레이크가 꽤 많았다. 면발은 어느 라면과 다를 바 없었다. 쓱쓱 비벼 한입 먹어보니 첫맛은 '뜨거운 비빔면' 맛. 입 안에서 오물거릴수록 양념치킨 맛이 조금씩 느껴지긴 했지만 생각보다 강렬하진 않았다. 씹히는 땅콩 후레이크가 그나마 양념치킨의 고소함을 살려 "나는 비빔면이 아니다"라는 신호를 보내주는 듯.
◆ 당신은 먹어야 해
#불닭 볶음면 먹고 나서 1.5리터 물 마셔 본 사람
◆ 한 줄 느낌
#뜨거운 비빔면 맛, 땅콩 후레이크가 '열일'
◆ 가격
# 개당 1600원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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