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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美 외교안보 인력·방향 새판 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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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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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외교안보담당 선임기자] 너무나 절묘한 시점이다. 시리아에서 화학무기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시점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업무 개시와 겹치며 국제 정세에 상당한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이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 공격을 위한 최후의 시한을 통첩했고 예정됐던 중남미 순방도 취소했다.
볼턴의 백악관 입성을 전후로 미국 외교안보의 정책의 흐름은 변화의 조짐이 분명해 보인다.

인적 청산도 시작됐다. 볼턴의 업무 개시 직전 마이클 앤턴 NSC 대변인이 사의을 표했고 10일에는 토머스 보서트 국토안보보좌관의 사임 소식이 전해졌다. 볼턴이 NSC 인력 청소를 위해 보서트의 사임을 요청했다는 게 현지 언론들의 보도다.

볼턴은 보서트 사임 후 그가 맡았던 대테러와 사이버안보 업무를 NSC로 이전할 계획이다. 볼턴이 NSC와 국토안보위원회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볼턴이 대대적인 변화를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또다른 인사들이 백악관을 떠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언론들의 반응도 엇갈린다.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등 진보 주의 매체들을 보서트의 사임을 우려했지만 보수 매체 폭스뉴스는 볼턴의 결정을 옹호했다.

그렇다면 트럼프 정부의 외교안보 라인 중 자리를 보전 중인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은 어떻게 될까.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볼턴의 급부상 속에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이 고립무원의 신세가 됐다고 표현했다. 매티스 장관은 북핵와 이란 문제 해결을 위해 무력 보다는 대화를 선호하는 인사로 알려져 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매티스 장관이 신뢰 받은 인물이라면 볼턴은 그렇지 않다"며 두 사람이 외교 정책에서 충돌할 가능성을 염려했다.

두 사람을 잘 아는 워싱턴 정가의 많은 인사들의 생각도 비슷하다. 묵시적인 경쟁과 거친 질주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들은 볼턴이 매티스 장관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척 하면서 그의 힘을 뺄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

한 전직 관료는 "볼턴이 매티스 장군을 집어 삼키려 할 게 뻔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말이 잘 통하는 볼턴이 매티스 장관을 따돌리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라는 해석이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매파들이 매티스 장관이 업무를 착각하고 있다는 불만이 많다는 소문이 들린다. 국방부 장관이 국무부 장관을 겸직하고 있는 것 같다는 지적이다. 매티스 장관은 렉스 틸러슨 전 국무부 장관과 함께 북한, 이란, 카타르 문제 해결을 위해 밀착 협력하면서 매파들의 불만을 키웠다. 심지어 매티스 장관은 트럼프 정부의 국무부 예산 삭감 정책에도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볼턴이 쉽게 매티스 장관을 쳐내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매티스 장관의 전투 경력과 국방부 장악력을 신뢰하는 만큼 현직을 유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제임스 카라파노 헤리티지 재단 부회장은 "볼턴이 등장했다고 해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정책이 방향을 바꾸는 일은 없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 내정자에게 원하는 건 트럼프 시대에 맞는 정책 집행이다"라고 설명했다. 정책의 키가 볼턴과 폼페이오가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는 의미이다.

물론 볼턴의 영향력을 무시 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과 볼턴의 합이 맞을 경우 시리아 사태에 대한 미국의 대응이 한층 빨라지고 강력해 질 가능성이 크다.

볼턴의 이 같은 움직임은 한국 정부에도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 내정자까지 정식으로 취임하면 강경파 위주로 미국 외교안보 라인이 전면에 부상할 것이 자명한 상황이다. 한·미 양국간 외교 안보 시각차가 발생하기 쉬운 상황임을 염두에 둔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백종민 외교안보담당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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