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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銀 지주사 전환 '천일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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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銀 지주사 전환 '천일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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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우리은행장, 숨가쁜 취임 100일의 기록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마라톤으로 치면 겨우 4㎞를 뛰었을 뿐이다. '1100일' 임기중 100일이 지났다. 1000일이나 남았다. 목표를 달성하기엔 충분한 시간이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지난 100일이 숨 가빴다고 회고한다. 위기에 처한 우리은행 을 조기에 정상 궤도에 올리는 게 쉽지 않았다. 채용비리 파고로 흔들리는 내부 조직, 검찰의 사정 칼날 속에서 전임 행장이 중도하차했다. 덜컥 행장 대행을 맡았다. 그리고 선임 절차를 통해 우리은행 키를 잡았다.
손 행장이 첫번째로 선택한 카드는 내부 조직 안정. 경영진과 조직원간의 소통 부족에서 우리은행의 위기가 빚어졌다고 생각했다.

그는 취임식을 편지(레터)로 간소화하고 바로 영업점을 찾았다. 휴일을 제외하곤 이틀에 한번 꼴로 전국 40여곳을 방문해 직원들과 대화를 시도했다. 조직의 문제점과 인사ㆍ평가 불만에 대해 격의없이 논의했다.

손 행장은 고심 끝에 인사 원칙을 바꿨다. 그는 직원들에게 '4대 인사 원칙'을 제시했다. 능력 중심의 객관적이고 투명한 승진인사, 실력있는 직원을 우대하는 공정한 인사이동, 역동적인 조직을 위한 젊은 인력 전진 배치, 신상필벌이 명확한 인사원칙 준수 등이다.
몸도 낮췄다. 그동안 본인을 내세우는 행동은 하지 않았다. 이렇다 할 이벤트도, 눈에 띄는 대외 활동도 없다. 그는 여전히 직원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한다. 취임식과 동시에 권위는 버렸다.

그러자 조직이 안정화되기 시작했다. 직원들도 경영진을 다시 신뢰하게 됐고, 영업전선에 뛰어들었다.

손 행장은 100일 즈음, 맘 놓고 폭탄주를 마셨다. 우리은행이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6연패를 달성한 날엔 폭탄주를 13잔이나 마셨다. 노사 화합주다. "취하더라" 한마디 했을 뿐, 다음날 오전 7시에 흐트러짐 없는 모습으로 출근했다.

손 행장은 앞으로 남은 1000일을 준비중이다. 실적은 어느 정도 안정적인 성장세(순이익 1조5000억원)를 유지하고 있어 두가지 큰 과제를 완성해야 한다. 바로 지주사 전환과 글로벌화 완성이 그것이다.

글로벌화 추진은 탄력을 받고 있다. 인도와 동남아시아 국가 한 곳에서 인수ㆍ합병(M&A)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상반기 내 해외 500호점도 큰 무리없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지주사 전환은 난제다. 은행만 열심히 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금융당국과의 교감이 필요한 부분이다. 지주전환에 대해서 만큼은 손 행장이 유독 말을 아끼는 이유다. 다만 "연말에 우리은행 주식을 사면 늦는다"는 말로 지주전환에 대한 의지를 표현했다.

증권가에서는 오는 6월 지방선거가 끝나면 우리은행이 당국에 지주사 전환 신청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치적인 이슈가 잠잠해지면, 당국도 밀린 과제들을 처리하게 될 것이란 예상에서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손 행장은 취임 이후 일정을 분단위로 쪼갤 정도로 일에 파묻혀 산다. 행장실에 산처럼 쌓인 서류를 보면 그의 일에 대한 열정이 엿보인다"며 "취임 100일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남은 임기 동안 디지털 금융, 지주사 전환, 글로벌화 완성을 이뤄내기 위해 묵묵히 걸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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